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애플과 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 관망세가 짙어진 탓이다. 또 올해 처음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앞두고 숨 가쁘게 상승 질주한 뉴욕증시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2.96p(0.07%) 내린 3만937.04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S&P500지수는 5.74p(0.15%) 빠진 3849.62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9.93p(0.07%) 밀린 1만3626.07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시장은 대형 기술주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장 초반만 해도 개장 전 실적을 발표한 제너럴일렉트릭(GE), 존슨앤드존슨(J&J) 등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공개하면서 어닝 시즌은 한껏 달아올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이미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가운데 70% 이상이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모두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큰 피해를 봤던 GE는 예상보다 좋은 현금 흐름을 공개해 2.7% 상승했다. J&J 역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이날 주가가 2% 넘게 뛰었다. 3M 주가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각종 위생용품에 대한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3.3% 상승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실적을 공개한 84개 기업 중에서 86.9%가 애널리스트 예상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계속된 상승으로 레벨 부담이 커지면서 장 막판까지 상승세를 끌고 가지 못했다. 더욱이 최근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차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도 일었다. 간밤 아시아증시가 큰 폭의 내림세를 나타내는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도 다소 줄었다.
아직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기업들도 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4분기 순이익이 15% 급감했고, 주가는 4% 넘게 밀렸다. 미국 통신 공룡 버라이즌은 예상을 뛰어넘는 순이익에도 선지불 사용자가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3% 넘게 빠졌다.
이날 장 마감 후 마이크로소프트(MS)와 스타벅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오는 27일에는 애플과 테슬라, 페이스북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들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을 경우 추가 상승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경제와 기업 실적 등 우호적인 펀더멘털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쇼퀄 벙글라월라 멀티에셋 솔루션 대표는 "전반적인 경제 성장 추세가 여전히 강하고, 이는 긍정적인 실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 시장의 우호적인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억눌렸던 수요가 이끄는 더 강한 성장세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의 눈은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시작된 올해 첫 FOMC 회의에도 쏠렸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 결정 후 가질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에 대해 투자자들은 기대와 경계 속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대서양 건너 유럽 주요 증시는 상승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0.93% 오른 5523.52에, 독일 DAX지수는 1.66% 뛴 1만3870.99에 각각 거래를 종료했다. 영국 FTSE지수는 0.23% 상승한 6654.01로 장을 마쳤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50지수 역시 1.12% 오른 3592.83으로 거래를 종료했다.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0.3% 내린 52.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0.1% 빠진 55.84달러를 가리켰다.
금값 역시 내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2% 내린 1850.90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