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만든 뒤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판매·유포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은 조주빈(26) 측이 형량이 과도하다며 법원에 감형을 요청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9부(한규현·권순열·송민경 부장판사) 심리로 26일 열린 조주빈 항소심 첫 공판에서 조씨 측은 "징역 40년형은 살인이나 다른 강력범죄와 비교해 형량이 지나치게 무거워 형평성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조주빈에게 유리한 조건이 있었는데도 1심 재판부가 이를 고려하지 않고 선고했다고 지적했다. 1심이 유죄로 본 범죄단체 조직 혐의는 사실과 다르다며 무죄로 봐야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검찰은 박사방은 명백한 범죄조직이며, 징역 40년으로도 형량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검찰은 "박사방 조직은 대한민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범죄조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이 장기간 수형생활을 하더라도 교정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힘줘 말했다. 검찰은 1심에서 조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조주빈 항소심 다음 재판은 오는 3월 9일 열릴 예정이다.
조주빈은 2019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여성 피해자 수십 명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을 촬영하고,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판매·유포한 혐의로 지난해 4월 구속기소됐다.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하기 위해 범죄단체를 조직한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조주빈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범죄수익금 1억원 추징과 10년 신상정보 공개, 30년간 위치추적도 명령했다.
조주빈은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또 다른 재판을 받고 있다. 1심 재판 결과는 2월 4일 나온다. 검찰은 이달 20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15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