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전임 대통령실을 개소하고 현실 정치에 대한 개입 의지를 드러냈다. 우선은 4년 후 대선 재도전과는 선을 그었지만, 퇴임 후에도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그의 행보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와 폭스뉴스 등 외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퇴임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에서 대외 활동 사무실을 개소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무실은 미국의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무실 운영비와 보좌진 급여 등을 연방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언론들은 '전임 대통령실'(Office of the Former President)이라 지칭한 사무실 개설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놨다. 지난 20일 퇴임식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돌아오겠다"고 몇 차례나 강조한 탓이다.
아울러 퇴임 대통령이 '대통령실'(office of president)이라는 이름의 사무실까지 열고 정치활동을 벌이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경우다.
특히, 이날은 미국 하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을 상원에 송부한 날이기도 해 일각에서는 일종의 맞대응이 아니냐고 추측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해당 사무실의 업무와 2024년 대선 재도전과는 선을 그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항상, 그리고 영원히 미국인들을 위한 챔피언"이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서신, 공개 성명, 방송 출연, 공식 활동 등을 책임지고 관장할 집무실을 개설했다"고 밝혔다.
작년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에서 활동한 제이슨 밀러 선임고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장 초점을 맞추는 지점은 오는 2022년 중반 공화당이 미 상·하원 다수당 자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사무실 개설과 맞물려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도 향후 그를 지원할 싱크탱크도 26일 중 출범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전임 행정부에서 백악관 예산국장을 지낸 러스 보트가 '미국재건센터'(The Center for American Restoration)와 '미국재건행동'(America Restoration Action)을 설립한다고 전했다.
앞서 세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퇴임 후 행보와 관련해 2024년 대선 재출마를 비롯해 '애국당'이란 이름의 신당 창당이나 자신이 운영할 새 언론사를 창간할 것이라는 등 각종 추측이 일기도 했다.
다만, 이날 행보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언론사나 제3당 창당안을 폐기한 것으로 풀이되며, 해당 사무실을 통해 우선 상원에 탄핵 심리에 대응하는 한편 막후에서 공화당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