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의 이슈in] 시즌제 드라마, 잇딴 성공의 비결은?···'경이로운 소문, 펜트하우스 등'

2021-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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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펜트하우스, 경이로운 소문 등이 시즌제 드라마로 성공,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간 미드 등에서나 가능했던 시즌제 드라마가 국내에서 성공하게 된 요인은 무엇일까? 

뿌리내린 사전 제작 '시즌제 성공 높인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시즌제를 공중파 드라마에서 실행하기란 엄두가 안나는 일이었다. 시청률에 편승해 제작사의 다양한 요구(PPL 등)와 극의 진행 방향이 결정되는 공중파 방송에서는 쪽대본이 난무했다. 이같이 열악한 환경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시즌을 염두에 둔 제작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드라마 제작환경의 변화와 시청자들의 시청 형태 변화로 시즌제 드라마는 국내 지상파, 종편, OTT 등 다변화된 채널들에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지고 있다. 특히 시즌제 드라마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서사와 팬층을 요한다. 

성공한 드라마는 시즌 1의 인기에 힘입어 시즌 2가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기획 단계부터 시즌제를 염두에 두고 제작되는 경우도 늘어났다. tvN '아스달 연대기'의 경우 한편의 드라마를 세 파트로 나눠 방송했으며, JTBC '보좌관'은 당초 제작한20회를 10회씩 두 시즌으로 나눠 방송했다. 넷플릭스 킹덤 역시 시즌1 방영부터 시즌2 제작계획을 밝히고 진행됐다.

작가들 입장에서는 캐릭터를 다시 만들 필요가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킹덤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김은희 작가는 "기존부터 준비를 해왔던 내용이 있기 때문에 또 다른 기획을 새로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대본을 이어가는게 수월하더라”라고 시즌제의 장점을 설명했다.
 

[사진= SBS 제공]


최근 SBS '펜트하우스', OCN '경이로운 소문' 등의 성공으로 시즌제 드라마는 물결을 탈 전망이다. 

'펜트하우스'는 시즌1 21회, 시즌2 12회, 시즌3 12회 총 45회로 기획됐다. 일반적인 지상파 주말극의 절반가량 되는 분량인데, 시즌제를 택한 덕분에 더 트렌디하고 더 많은 세대에 회자할 수 있는 평일 미니시리즈로 선보일 수 있게 됐다.

펜트하우스의 김순옥 작가는 주로 '아내의 유혹'(2008~2009) 등 100부작이 넘는 작품을 일일극으로 선보이거나, '왔다! 장보리'(2014)나 '내 딸, 금사월'(2015~2016)처럼 50~60회 정도의 장편을 주말극으로 집필해왔다.

그러나 이후 SBS와 손잡고 시청률과 화제성 두 가지 면에서 모두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 미니시리즈 시간대로 옮겼다. 김 작가는 매번 하던 대로 주인공들에게 거대한 시련을 안겨준 채로 시즌1을 끝냈다. 김 작가의 기존 작품으로 치면 중반부에 해당하니 당연한 수순인데, 시즌제가 되면서 오히려 시청자들의 추리에 불을 붙이고 관심을 극대화시키는 효과까지 낳았다. 심수련(이지아 분)과 오윤희(유진)가 정말 죽었을지, 이번엔 누가 '점 찍고 살아 돌아올지'가 특히 관전 포인트다.
 

[사진= OCN 제공]


OCN '경이로운 소문'도 OCN 개국 이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즌2 제작에 청신호를 밝혔다. 원작 역시 시즌1에 해당되는 내용까지 드라마 제작이 된 만큼 현재 연재 중인 시즌2 내용을 기반으로 드라마 시즌2 제작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OCN 측은 "시즌2가 제작된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아직 정확한 일정이나 내용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 스타작가들, 시즌제에 동참

국내 시즌제 드라마 제작에 또 다른 청신호는 스타 작가들의 동참이다. 김순옥 작가에 이어 지난해 넷플릭스 ‘킹덤’ 시즌2까지 성공시키며 시즌3도 기대가 모아지는 김은희 작가를 비롯해 송혜교와 다시 의기투합해 신작을 내놓기로 한 김은숙 작가 등 스타작가들이 줄지어 시즌물을 선보이려 해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드라마제작사 화앤담픽쳐스는 김은숙 작가의 신작 ‘더 글로리’가 8부작 시즌물이라는 사실을 전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복수를 소재로 한 이 드라마는 무엇보다 주인공이 송혜교여서 주목되고 그가 시즌제로 얼마나 이어갈지 궁금해진다. 
 

송혜교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더 글로리(The Glory)’는 건축가를 꿈꾸었지만 고등학교 시절 잔인한 학교폭력으로 자퇴를 한 주인공이 가해 주동자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기다렸다 아이의 담임교사로 부임한 후, 가해자들과 방관자들에게 철저한 혹은 처절한 복수를 시작하는 사악하고 슬픈 이야기이다.

드라마 ‘더 글로리(The Glory)’는 8부작 시즌물로 제작되며, 방송사와 구체적인 방송 시기는 미정이다. 하지만 연출진과 주인공이 확정된 만큼 올 하반기에는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며 드라마의 완성도를 위해 100% 사전제작으로 제작된다.

제작사 화앤담픽쳐스는 “드라마 ‘더 글로리(The Glory)’는 흥미진진한 ‘김은숙 작가의 스토리라인’과 명불허전 ‘송혜교의 완벽한 연기변신’, 힘 있고 섬세한 ‘안길호 감독의 감각적 영상’ 삼박자로 새로운 복수극의 탄생을 기대해도 좋다”라고 밝혔다.

◆ '슬의생' '보이스4' 등 2021년에도 시즌제 드라마 줄이어

올해 주목받는 시즌제 드라마는 앞서 언급한 SBS '펜트하우스'를 비롯해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이다. 

특별하고도 평범한 의사들의 이야기와 친구들의 우정, 음악 등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찾아온다.

이번에도 병원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과 흥미로운 러브라인, 그리고 배우들이 부른 OST도 만나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앞선 시즌의 주역인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 등 서울대 의대 동기인 ‘99즈’는 그대로 출연하고, 일부 새로운 인물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 방송을 목표로 하지만, 관건은 역시 코로나19 확산세다.

병원을 배경으로 하는 탓에 장소 섭외 등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연출자 신원호 PD를 비롯한 제작진은 촬영 속도에 따라 방송 시기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시즌2를 기다리는 시청자를 위한 서비스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유튜브 계정 ‘채널 십오야’를 통해 시즌1의 메이킹 영상과 출연자 인터뷰를 꾸준히 내보내고 있다.
 

[사진=tvN 제공]


OCN의 대표 스릴러 시리즈로 꼽히는 ‘보이스’는 2년여 만인 올 상반기 시즌4를 방영한다. ‘절대 청력’의 프로파일러 이하나가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로, 제주도를 새 무대 삼는다. 연기자 송승헌이 형사 역을 맡아 이하나의 새 파트너로 나선다. 시즌1에는 장혁, 시즌2와 3에는 이진욱이 각각 출연했다.

관심은 새 악역에도 쏠린다. 앞서 김재욱, 권율 등이 살인마 캐릭터를 통해 호평을 받았다. 연출자 신용휘 PD 등 제작진은 조·단역 캐스팅을 비롯한 모든 촬영 준비를 조만간 마칠 계획이다.
 

[사진=스위트홈 포스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도 글로벌 히트를 바탕으로 시즌 2가 유력시되고 있다.'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지난 20일 넷플릭스가 2020년 4분기 실적을 공개하며 설명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이 (일본의) '아리스 인 보더랜드'(1800만), (멕시코의) '셀레나'(2500만), (브라질의) '오늘도 크리스마스'(2600만)' 등 넷플릭스가 같은 시기에 공개한 로컬(지역) 오리지널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고 설명했다.

2020년 4분기 넷플릭스의 전 세계 유료구독 가구수가 총 2억을 돌파(전 분기 대비 약 850만개 증가)한 가운데, 유료 구독 가구수 930만개가 증가한 'APAC'(아시아 태평양)의 성장을 '스위트홈'이 견인했다고 밝히는 등 스위트홈의 큰 인기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속편 제작에 대해 이응복 감독은 "시즌2 제작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일부 캐릭터 묘사에서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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