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에게 악재가 거듭되고 있다. 엄밀히 말해, 사안 자체는 구설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해군참모총장직(職)에 대한 중(重)함으로 인해 악재로 확대, 재생산되는 형국이다.
부 총장은 고속함 간부가 야간 임무 수행 중 실종된 지난 8일 참모진과 음주 회식으로 국방부 감사를 받는가 하면, 214급(손원일급·1800t) 잠수함이 22일 민간 선박에 예인되는 사건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현재 부 총장은 묵묵히 국방부 감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음주 회식과 관련해 업무 태만이나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어긴 바 없고, 민간선박에 의한 잠수함 예인 역시 사후 조치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해군 관계자 역시 "(부 총장의) 현재까지 공개 사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간담회 관련 국방부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고 민간 선박에 예인된 잠수함 건 역시 사고가 아닌 시운전 도중 문제가 발생해 통상적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오히려 군 잠수함이 작전이나 정비 등 임무 수행 중 기능 문제로 민간 선박에 예인되는 경우가 이례적이라는 시각도 있으나, 군과 전혀 상관없는 유조선이나 상선과 같은 민간선도 아니고, 잠수함을 건조한 현대중공업에서 보내 잠수함을 예인한 것이 무엇이 문제냐는 입장이다.
국방부는 이번 주 부 총장의 음주 회식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할 전망이다. 쟁점이 명확한 건에 대해 결과 발표를 차일피일 미룰 수록 근거없는 의혹만 재생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군 안팎에서는 부 총장 음주 회식 논란은 법적 책임이 아닌, 도의적 책임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고속함 간부 실종 당일 운영된 긴급조치반에 부 총장이 반드시 참석해야할 의무가 없고, 부 총장 포함 참모 3명과 식사해 5명 이상 집합 금지 원칙도 따랐기 때문이다.
다만, 사회적으로 공론화돼 논란이 인 만큼 부 총장에게 형식상 '경고'에 준하는 조치가 예상된다. 아울러 서욱 장관이 고속함 간부 실종 다음날인 9일 새벽 합동참모본부로 나와 실종 및 구조 작업 등에 대한 상황을 보고 받고 관련 지시를 한 만큼, 법적 책임은 지지 않더라도 도의적 비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