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관광청은 코로나 시대의 그랜드 투어, 글로 만나고 머리로 그려보는 홍콩 그랜드 투어 첫 일정을 '섬'으로 정했다. 비록 떠날 수는 없지만, 홍콩의 어촌을 경험할 수 있는 섬으로 '랜선여행'을 떠나는 것은 어떨까.
1500년대 포르투갈 상인들이 세운 최초의 유럽 무역 정착지로, 영국 식민지 시절에도 중요한 교역소였으며 20세기 후반부터는 섬의 북쪽으로 국제공항, 디즈니 ㄴ랜드, 옹핑 360 등 주요 인프라가 개발됐다. 남쪽은 자연과 휴양을 위한 보존을 진행 중이다.
섬의 서쪽에 위치한 타이오는 3세기 이상 홍콩에 몇 남지 않은 현존하는 어촌 마을이다. 물길 위에 세워진 대나무로 만든 전통 수상 가옥, 팡옥과 새우 페이스트를 만들기 위한 갑각류 통이 줄지은 거리는 익숙한 듯하면서도 이색적인 풍경이다.
홍콩의 산과 바다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5.7km의 옹핑 360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옹핑 빌리지와 홍콩 영화의 배경으로 종종 등장하는 세계 최대 규모 (높이 26m, 무게 202톤)의 청동 대불상이 반겨준다.
섬 곳곳을 누빌 수 있는 트래킹 코스, 란타우 트레일 (Lantau Trail)은 총 12개의 코스로 취향과 상황에 따라 골라 걷는 재미가 있고 홍콩 해역에 서식하는 '핑크 돌고래'로도 알려진 중국 흰 돌고래를 볼 수 있는 보트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고층 빌딩과 자동차를 찾아보기 힘든 전통적인 어촌으로 매년 음력 4월 8일에 열리는 청차우 빵 축제에 3-4일간 수만명의 방문객이 찾으며 최근 관광 명소로 우뚝 섰다.
청포차이 동굴 (Cheung Po Tsai cave)은 19세기 유명한 해적인 청포차이와 그의 부하들이 약탈한 장물을 보관했었다고 전해지는 천연 동굴로 해안가의 고요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홍콩 현지인이라면 즐겨 먹는 단골 어묵 노점상 하나쯤은 갖고 있을 정도로 카레 소스에 적셔 먹는 카레 어묵은 홍콩에서 사랑받는 거리 간식 중 하나다. 그중 청차우 피쉬볼은 클래식한 카레 어묵과 함께 다양한 완자와 삼각형 모양의 해산물 어묵을 판매, 어묵 마니아들 사이에서 아주 특별한 장소가 됐다.
1996년 홍콩의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윈드서퍼인 리라이산(Lee Lai Shan)의 고향답게 홍콩 현지인 및 해외 관광객들이 수상 스포츠를 위해 즐겨 찾는 쿤얌완 해변(Kwun Yam Wan Beach)에는 윈드서핑, 서핑, 카약 장비를 대여할 수 있는 청차우 윈드서핑 센터가 있다.
광활한 녹지에 위치한 사이위엔 캠핑 & 어드벤처 파크(Saiyuen Camping & Adventure Park)에는 야외 어드벤처 플레이 그라운드와 글램핑장이 있다. 이곳은 캠핑의 즐거움과 호텔의 안락함을 모두 충족한다. 자연에 누워 밤하늘의 별을 보고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장소다.
홍콩섬에서 페리로 25분이면 도착하는 라마섬에서는 우리가 알던 홍콩과는 다른 삶의 속도가 펼쳐진다. 깨끗한 해변과 아기자기한 어촌, 평화롭고 느긋한 문화 덕에 홍콩 현지인들의 당일 여행지로 사랑받는다.
이곳의 유일한 교통수단은 자전거다.
섬 주민 7000여명의 국적이 90개 이상일 정도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며 예술가들에게 안식처가 되어주는 라마섬은 '영웅본색'의 남자, 주윤발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다.
용수완에서 소쿠완 항구까지 이르는 5km의 산책로인 라마섬 패밀리 트레일은 2시간 동안 오래된 마을과 고요한 해안과 함께한다.
흥신예 해변 (Hung Shing Yeh Beach)에는 바다뿐만 아니라 BBQ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해변 뒤쪽에 위치한 허볼랜드 (Herboland)는 라마섬 최초의 유기농 허브 농장과 찻집으로, 40여 종류의 허브차 품종이 자라는 정원을 산책하며 농장의 토끼와 앵무새들과 교감할 수 있다.
1970년대 이전까지 라마는 어부들의 섬이었고, 그 전통은 훌륭한 광둥식 해산물 식당들로 이어져 오고 있다.
30여년의 역사와 최대 규모로 라마섬을 대표하는 해산물 식당, 레인보우 시푸드 레스토랑은 홍콩의 고급 생선 요리 그루파를 비롯한 신선하고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즐기는 손님들로 북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