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자매'(감독 이승원)는 겉으로는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가식덩어리, 소심덩어리, 골칫덩어리인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앞서 데뷔 21년째인 배우 문소리는 영화 '박하사탕' '오아시스' '바람난 가족' '가족의 탄생' '하하하' '스파이' '군산' '배심원들' '메기' 등 다양한 장르, 캐릭터를 통해 대중과 만나왔다. 특히 지난 2017년 개봉한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를 통해 영화감독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던바. '세자매'는 공동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리며 제작자로서도 활약했다.
문소리는 '세자매'의 시나리오를 읽고 "관객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나누고 싶었고, 작품에 더 큰 보탬이 되고 싶었다"라며 공동 프로듀서로 첫발을 내딛게 된 이유를 밝혔다.
문소리는 현 사회상을 고스란히 반영해 호평을 받았던 영화 '양자물리학'을 제작했던 김상수 프로듀서와 함께 '세자매'의 초고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평소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추진력으로 뛰어난 역량을 선보여온 문소리는 공동 프로듀서의 프로페셔널한 면모로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문소리는 "이창동 감독님에게 영화를 처음 배울 때부터 '배우라고 해서 다른 게 아니라 우리가 같이 영화를 만들어 가는 거다'라고 배웠다. 이 작품에 관해 의논할 수 있고 고민할 수 있는 과정이 즐거웠다"라고 거들었다.
제작자로서 첫발을 내딛기도 했지만 주연 배우로서도 훌륭히 제 몫을 해낸다. 문소리는 완벽한 척하는 가식덩어리 둘째 미연 역을 맡아 열연했다.
미연은 어릴 적 가정폭력을 목격하고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인물이다. 종교 활동을 통해 가정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하고 더욱더 종교에 매달리지만, 그저 외면하고 있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문소리는 "교회를 다녀본 적이 없어서 교회 문화를 공부하기 위해 몇 달간 교회를 다녔다. 찬송가도 열심히 배우고 지휘하는 법도 레슨을 받으며 캐릭터를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매가 없고 교회도 다녀본 적 없어서 멀게만 느껴질 수 있는데 내면적으로는 나와 비슷한 지점이 많았다. 감추고 싶은, 반갑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캐릭터의 모습이 있었다. 캐릭터와 실랑이를 많이 했다. 때로는 너무 깊이 들어가 힘들었지만 배운 것도 많은 작품이었다. 꽤 전전긍긍했던 작품"이라고 고백했다.
문소리가 "꼭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다"라며 공동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린 '세자매'는 우리가 한 번쯤 겪었거나, 목격했거나, 들어봤을 법한 가족의 문제들이 담겨있다. 여러 인물과 가족들이 등장하고 마구 엉킨 매듭을 풀어가는 과정이 촘촘하게 그려진다. 가정, 사회적 문제에 대한 시선이나 이야기를 풀어가려는 태도도 진중하다.
이승원 감독은 "'세자매'는 가족 문제가 기초가 된 영화다. 가정폭력이나 외도 등의 문제들이 영화나 다른 매체를 통해 쉽게 소모되는 것 같았다. 이런 문제들을 조금 더 깊게 다가가고 싶었다. 누구나 공감하면서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의식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 우리 관계는 특히 가족 간의 관계에서 진정한 사과는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라는 이 감독의 말은 영화 전반을 걸쳐 그리고 마지막 가족들의 울분을 통해 터져 나온다.
지난해 열린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 시네마 프로젝트 2020 선정,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 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해피뻐스데이' '소통과 거짓말'의 이승원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배우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가 주연을 맡았다. 27일 개봉하며 러닝타임은115분 관람 등급은 15세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