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SK이노, 특허 무효 심판 놓고 연일 장외 공방전

2021-01-1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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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특허청 특허심판원(PTAB)의 배터리(이차전지) 특허 무효 심판 관련 결정을 둘러싸고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다시 날선 장외 공방전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입장문을 발표해 이번 심판 청구 기각은 미국 특허청의 정책 변경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PTAB가 기각 과정에서 언급한 강력한 무효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미국 PTAB에 LG에너지솔루션의 양극제·분리막 특허 등 총 8건에 대한 특허 무효심판을 제기했다. PTAB은 지난해 11월 이 중 6건에 대해서, 이달 12일(현지시간) 나머지 2건에 대해서도 각각 각하하기로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9월 PTAB은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연방법원의 특허 관련 소송 판결이 먼저 나올 경우 중복 청구가 되기 때문에 조사 개시 결정을 거부하겠다는 정책을 외부에 공개했다. 이번 PTAB의 조사 개시 거부 결정이 이와 같은 맥락에 있다는 것이 SK이노베이션의 주장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PTAB는 SK이노베이션이 낸 IPR 신청을 기각하면서도 '신청인이 합리적인 무효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견을 명확히 했다"며 "특히 쟁점 특허인 517특허에 대해서는 '강력한 무효 근거를 제시했다'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 517특허에 대응하는 한국 특허인 310특허는 지난 2011년 한국 특허 무효심판에서 무효 판결까지 났었다"며 "그럼에도 SK이노베이션은 대법원 최종 판결을 앞두고 대승적인 협력 차원에서 합의를 해준 적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LG에너지솔루션도 즉각 입장문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의견에 반박했다. PTAV의 의견 가운데 일부만 발췌해 진실인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LG에너지솔루션 특허 무효 가능성 주장은 6가지 가운데 1개 요소에 해당하는 내용에 불과하다"며 "가장 효율적으로 무효 판단을 받을 수 있는 PTAB 신청이 기각돼 기회를 상실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5일 진행된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공방전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PTAB 결정이 알려진 이후 SK이노베이션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특허 무효소송과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특허청의 정책 변화에 따라 소송 절차 중 일부가 진행되지 않는 것을 마치 자사에 유리한 판단이라고 왜곡하며 호도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도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왜 SK이노베이션이 비용까지 들여가며 신청한 특허 무효심판이 의미가 없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PTAB에서 신청이 모두 각하돼 기회를 상실한 것은 명백히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양사는 국내외에서 전기차 배터리 관련 영업비밀 침해와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중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ITC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결과가 양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목된다. ITC 최종 판결은 내달 10일 발표 예정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PTAB의 이번 결정이 ITC 최종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최근 판례를 살펴보면 PTAB가 ITC의 판결이 나온 후에야 특허 무효 여부를 가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시각에서다. PTAB가 ITC 판결에 영향을 주기보다는 그 반대의 관계가 성립하는 셈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해석은 서로 다르겠지만 당장 PTAB의 기각 결정 때문에 일희일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ITC의 최종 결정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진=백승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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