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경기절벽을 막으려고 푼 천문학적인 돈이 물가상승 압력을 끌어올리면서 유럽 은행주 상장지수펀드(ETF)가 눈여겨봐야 할 유망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유럽 은행주는 이런 기대로 반등하고 있는 금융주 가운데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14일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제도은행 경제통계를 보면 10년짜리 미국채와 물가채 금리 차이로 나타내는 기대 인플레이션 비율(BEI·Breakeven Inflation Rate)은 현지시간 13일 2.06%를 기록했다. 지난 4일 2.01%로 2018년 11월 16일(2.02%) 이후 약 2년2개월 만에 2%를 넘어선 이후 줄곧 웃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유동성이 풀린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어지고 있고, 새로 들어서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BEI)는 얼마 전 경기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경기 활동이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고, 특히 제조업 활동이 모든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유럽 은행주 ETF가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는 이유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대선 이후 은행업종이 랠리를 펼쳤지만, 다른 선진국과 달리 유럽 은행주는 부진했다"며 "독일 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는 바람에 봉쇄령을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점차 유럽 은행업종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유럽 경기가 제조업 중심으로 계속 회복되고 있어 독일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고, 금리 상승과 펀더멘털 개선세를 감안할 때 그동안 주가 상승에서 소외됐던 유럽 은행 주가의 '키 맞추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은행주는 주주환원 확대까지 예고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2020년만 해도 유럽에서는 은행주를 대상으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금지했다"며 "올해부터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주주환원을 다시 허용했다"고 했다. 그는 "그만큼 유럽 은행주 펀더멘털이 안정화됐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유럽 은행주를 좇는 개별 ETF로는 '아이셰어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유럽 파이낸스(약칭 EUFN.US)'와 '유로스톡스 뱅크스 30-15 UCITS(EXX1.DE), 스톡스 유럽 600 뱅크스 UCITS(EXV1.DE), MSCI 유로존(EZU.US)이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