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개발 어디까지 왔나…셀트리온·대웅제약·GC녹십자 각축전

2021-01-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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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경증 환자 치료에 초점…“조건부 허가 신청, 1월 중 승인 기대”

대웅제약, 대량생산 쉽고 합리적 가격…“경증환자 부담 없이 처방”

GC녹십자, 변이 바이러스에서 중화 능력 보유…“12개 기관 30건 치료목적 사용 승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치료제 개발현황 점검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놓고 각축전이 시작됐다.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뛰어들었지만 아직 개발 성공을 확정 지은 곳은 없다. 접종을 시작한 백신과 달리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관련 기업들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치료제가 코로나19 확산을 종식시킬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기회인 동시에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자칫 개발 완료가 늦으면 경쟁사의 시장 선점을 눈 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같은 당 황희·신현영 의원실과 공동 개최한 ‘미래와의 대화: 코로나 클린국가로 가는 길’ 토론회를 보면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현황을 가늠할 수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치료제 개발에 나선 셀트리온, 대웅제약, GC녹십자 등 제약·바이오 3사의 특장점이 또렷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 셀트리온이 항체치료제로 빠르면 이달 중 국산 첫 코로나19 치료제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과 GC녹십자도 뒤질세라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 경증 환자 치료에 초점··· “조건부 허가 신청, 1월 중 승인 기대”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코드명 CT-P59)'를 개발 중이다.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장은 이날 “우리가 개발 중인 약은 입원치료를 요하지 않는 초기치료제”라며 “유효성은 바이러스 감소, 경증환자 증상 개선, 병원 방문 횟수 및 입원율 감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성은 이미 높고 표준 치료제 반응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전체 임상 1상을 나눠서 했는데, 건강한 사람에서 안전성 약물반감기 평가를 했고,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18명을 임상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 2상을 진행했다. 권 본부장은 “바이러스 미검출까지 시간 단축, 증상 시간 단축을 목표로 했다”면서 “조건부 사용승인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의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다.

1월 중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허가하면 국산 첫 코로나19 치료제가 탄생하게 된다. 허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 치료제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환자 치료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권 본부장은 “조건부 허가 신청했고, 1월 중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긴급사용승인 신청도 했다. 국가별로 상이하기 때문에 환자는 루마니아에서 모았고 한국에서도 40명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국내 환자 40명을 포함해 루마니아·미국·스페인 등에서 임상 2상을 마치고 허가 신청을 위한 임상데이터를 축적한 바 있다.

셀트리온은 3상에서는 같은 경증·중증 대상인데, 환자를 확대하고 1차 평가에서는 입원사망환자 비율 감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환자 수는 1200명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치료제는 경증 환자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 권 본부장 역시 이날 “8명 중 임상 경증환자 대상 결과, 위약군은 바이러스가 안 줄었는데 나머지는 구분 없이 감소했다”면서 “초기 환자일수록 바이러스 수치가 높아 초기에서 훨씬 더 좋은 바이러스 감소효과가 보인다”고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셀트리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인 '레키로나주'에 대한 허가 심사에 착수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셀트리온은 국내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하는 동시에 미국과 유럽에서 긴급사용승인 획득을 위한 절차에도 착수했다. 사진은 언론에 공개된 셀트리온의 치료제 모습. [연합뉴스] 

◆대웅제약, 대량생산 쉽고 합리적 가격··· “경증환자 부담 없이 처방”

대웅제약은 ‘호이스타정’에 대해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효능·안전성을 확인하고 있다.

박현진 대웅제약 개발본부장은 “대웅제약에서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치료제는 크게 3개 품목”이라며 “타깃으로 하는 것은 밀접접촉자부터 무증상, 경증, 중증 등 모든 단계 코로나 환자에게 최적 약물치료 옵션을 제공하고자 개발전략을 가지고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중 호이스타정은 타미플루와 같은 경구용 약제를 목표로, 예방도 하고 치료도 할 수 있는 경구용 약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니클로사마이드 서방형 주사제는 항바이러스·항염증 기전을 가지고 있어 경증뿐만 아니라 중등도 중증환자에게 효과를 크게 기대하고 있다. 현재 임상 2상 신청 중”이라며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줄기세포정맥주사제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웅제약이 타미플루와 같은 경구용 치료제 개발에 나선 이유는 신종플루에서 타미플루가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게 선제적으로 치료 가능한, 합리적이고 안전한 경구용 약제였다는 판단 때문이다.

박 본부장은 “강력하고 정확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가지고 있고, 경구약제로서 자가격리자가 자가투약을 할 수 있다”며 “케미컬 의약품으로 대량생산이 용이하고, 경증환자도 부담 없이 처방할 수 있어 합리적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할 뿐 아니라, 호이스타정은 췌장염치료제로 수년간 처방됐기 때문에 안전성도 확보된다”고 강조했다.

중증환자에 대한 호이스타정 임상도 착수했다. 박 본부장은 “멕시코 고위험환자를 포함한 중등도 환자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것은 과기정통부와 협력해서 진행 중”이라며 “이 임상은 2월쯤에는 결과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중증 임상은 감염병연구소와 국가임상센터에서 1월 등록개시할 예정이다. 2상 시험 결과는 논문을 통해서 발표할 계획으로 구체적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대웅제약은 이날 주사형 치료제인 니클로사마이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항바이러스·항염증을 동시에 갖고 있고 다음달 2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취약군도 폐 병변이 거의 확인되지 않았다. 2상 개시를 앞두고 있어서 상당히 치료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GC녹십자, 변이 바이러스에서 중화 능력 보유··· “12개 기관 30건 치료목적 사용 승인”

이재우 GC녹십자 개발본부장은 “녹십자가 개발 중인 치료제는 혈장치료 개념”이라면서 “감염후 회복된 사람은 혈장에 코로나19를 무력화시키는 중화항체를 보유한다. 이 혈장을 분류, 이를 노출에 취약한 사람이나 기 노출된 사람, 환자에게 투여해 바이러스 감염이나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GC녹십자에 따르면 수동적 항체투여는 백신이나 적당한 치료 수단이 부재하거나 개발이 안 된 이전 단계에서 빠른 시간 내에 영향을 주는 유일한 단계로 여겨져 왔다.

GC녹십자는 정상인 혈장 원료로 일반면역글로불린제를 생산하고, 특정환자에 대한 고면역글로불린제 생산 체제를 확보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이를 통해 항코로나 면역글로불린도 개발할 수 있다”면서 “치료제 개발시간을 단축하고 추후 신종감염병 팬데믹 상황에서도 대체할 수 있는 빠른 수단을 마련할 수 있다. 다양한 회복 혈장을 제조했기 때문에 다양한 변이바이러스에서도 중화능력을 보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GC녹십자는 임상샘플 제조를 위해 종교단체와 적십자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다. 이 본부장은 “임상샘플 제조를 위해 대구와 서울 중심으로 3개 종교단체가 많은 기여를 했다”면서 “현재는 적십자 헌혈의집을 활용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완치자는 2회에 걸쳐 혈장을 공유하게 된다. 첫 방문에는 소량 혈액을 샘플링해서 중화항체를 측정하고 기타 바이러스 감염도 진단한다. 이후 일정수준 이상 항체가 있다면 혈장D, F를 공유하게 된다. 보통 1회 공유에 500cc를 하게 된다. 각 개인으로부터 모아진 샘플은 공장으로 옮겨져 혈액분해 공정시설에 투입된다.

이 본부장은 “지금은 임상 2상이고 적절한 투약용량을 선정하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용량·중용량·저용량·위약군 4개군으로 구분했고, 분담환자 수는 60명”이라며 “본 임상은 코로나 19 감염으로 인한 폐렴환자 고위험군 환자가 대상이며, 70세 고령이나 60세 이상이라면 기저질환 1개 이상을 보유해도 고위험군”이라고 말했다.

GC녹십자는 임상 현황이 현재 13개 기관에서 64명, 최종결과는 3월로 예상하고 있다. 임상 결과가 순조롭다면 오는 4월 식약처에 조건부 사용허가신청을 할 예정이다.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치료제는 치료목적사용 승인으로 의료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이 본부장은 “임상진행 중이기 때문에 허가 중이라 치료제로 투여가 안 된다. 그러나 의사가 판단해서 환자 생명이 위험하거나 치료제가 없다고 판단될 때는 이 약을 사용하겠다고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식약처가 승인해 GC녹십자가 치료 중인 치료제는 현재 12개 기관에서 30건이 승인됐다.
 
이낙연 "코로나19 진단‧치료‧예방 3박자를 갖춘 나라가 될 것"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순항하고 있다며, 한두 달 내 코로나19 진단‧치료‧예방 3박자를 갖춘 나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조기진단에는 우리가 이미 성공을 했고, 이제 조기치료·조기예방의 과제를 앞에 두고 있다”며 “잘하면 한두 달 안에 진단‧치료‧예방 3박자를 모두 갖춘 나라가 될 것 같다. 이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시 한번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응에 국가 책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관훈클럽 창립 기념식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코로나19 치료제는 국민을 위해 사용해야 하며 대감염병 치료는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맞는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치료제가 2021년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모든 국가적 역량을 투입하면서 동시에 신약의 핵심인 안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세심히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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