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비대면 대화’ 제안 언급 하루 만에 통일부는 남북 영상회의실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통일부는 12일 조달청을 통해 남북회담 영상회의실 구축 사업을 긴급 입찰한다는 공고를 냈다. 문 대통령이 전날 신년사를 통해 북측에 남북 비대면 대화를 제안한 지 하루 만이다.
영상회의실은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 회담장 대회의실에 설치될 예정이다. 공고서에 따르면 해당 사업의 개찰은 다음 달 2일이고 공사 기간은 60일 이내이다. 이 때문에 남북회담 영상회의실 구축은 오는 4월경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남북회담 영상회의실 구축을 통해 “관계부처 및 국내외 전문기관 간 언택트 협의 등을 통해 남북관계에서의 다양한 상황변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영상회의 활성화로 신속한 의사결정, 업무 효율성 증대”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비해 남북 비대면 회의 가능성에 대비한다고 판단, 영상회의실 구축 사업을 올해 예산에 반영했다.
통일부는 북한의 호응만 있으면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남북 대화가 언제라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남북 간 직통전화 회선을 활용하면 호환성 확보 등에 어려움이 없어 향후 구축될 영상회의실에서도 북한만 호응만 있다면 언제든지 남북 간 대화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문 대통령이 전날 신년사에서 언급한 ‘남북 비대면 대화’가 현재 남북 연락 채널이 모두 단절된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가능한지를 묻자 “북한이 호응하면 어떤 방식이든, 언제든 남북 간 대회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준비되어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계기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고, 남북 간 통신 연락선이 단절된 상태지만, 북한이 원한다면 남북 대화가 재개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전날 신년사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핵심 동력은 대화와 상생협력”이라며 “언제든, 어디서든 만나고, 비대면의 방식으로 대화할 수 있다는 우리의 의지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진행 중인 제8차 당 대회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등을 촉구하며 남측의 태도가 변해야 남북 관계가 진전이 있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보건·방역협력 제안에 대한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북한의 대남 강경노선에도 문 대통령은 남북 협력만으로도 이룰 수 있는 일들이 많다고 강조하며 “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까지 8일째 이어진 북한의 제8차 당 대회가 조만간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당국자는 “현재 북한 8차 당 대회에서는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 △당 중앙검사위원회 사업총화 △당 규약 개정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 등이 처리됐다”면서 “‘당 대회 결정서’ 채택을 남겨 둔 상황으로 (대회가) 조만간 종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정치국 후보위원 명단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해선 “대남사업 총괄 지위 변동 여부 등 추가 동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
김정은 측근’으로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북한 내 권력 서열 5위까지 오른 조용원 당 중앙위원회 비서에 대해서도 “조용원은 이번 당 중앙위원회 제8치 제1차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비서국 비서,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 선출됐다”면서 “앞으로의 역할·행보 등을 주목해서 보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