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계기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전문가들은 시혜적인 지원을 멈추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분별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본지와 통화에서 규제를 유연하게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기술과 원천기술을 개발해도 우리나라에서 활용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의료기기, 의약품 개발 등 우리가 규제를 혁신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한계가 많다”고 진단했다.
신 의원은 “우스갯소리로 기초과학 분야를 전공하고 연구하는 사람은 집에 돈 많아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기초·생명공학 분야 인재 육성을 위한 지원과 함께 이 분야에서 연구원들이 ‘돈 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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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전반적으로 국내 시장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실효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약·바이오업은 좀비기업도 많지만, 2~3년 정도 목숨 이어주면 극복할 기업도 있다. 이들을 선별해서 지원해야 시장 기능이 활성화한다. 무조건적인 지원은 오히려 역차별이다”고 했다.
정부부처간 중복 사업은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는데 제목만 바꾸고 중복적으로 유사한 과제를 지원하는 경우가 있다. A사업과 B사업의 연계성 부분이 검토가 안 된 것”이라며 “정보 공유 협업하도록 해야 한다. 첨단 의료 부문은 미래 먹거리 개념으로 정부가 지원한 만큼 정보 공유 등에 대해 (정부가) 컨트롤 타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이사와 김 교수는 의료와 I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한 부분에서 규제합리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이사는 “건강검진 때 공익적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동의를 받지만 종합병원, 대학병원에서 이를 이용하는 게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전화처방 등 원격의료의 효과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 확인됐다. 만약 이 부분을 (정부가) 열어줬다면 K의료가 날개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건산업의 미래를 위해 정부가 원천기술 개발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기초, 생물 쪽 연구가 진행돼 수많은 제품이 나와야 하는데 우리는 최종 산물 연구에다가 자꾸 돈을 붓는다”고 꼬집었으며, 홍 교수는 “수도권 대학 인원수에 제한을 걸어두고, 우수한 교수를 초빙하는 데 대한 지원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