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을 걷던 중국의 물가 지표가 12월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11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물가마저 정부 물가 관리 억제선에서 한참 멀어져 있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지속적인 물가하락) 우려가 여전하다는 평가다.
11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0.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1월(-0.5%)과 시장 예상치인 0.1%를 웃돈 것이다. 다만 여전히 지수가 0% 대에 머물고 있으며 정부의 물가 관리 억제선인 3.5%와도 크게 멀어진 수준이다.
12월 CPI가 회복세를 보인 것은 식품 가격이 전달에 비해 상승하면서다. 특히 야채·과일 가격이 8.5% 상승했고, 육류 가격도 4.5% 올랐다. 11월 가격이 전달에 비해 6.5% 하락했던 돼지고기 가격도 12월에는 6.5% 올랐다.
식품을 제외한 기타 교통·통신, 주거, 생활용품 등 관련 서비스 및 제품 가격도 각각 전달 대비 0.9%, 0.1%, 0.1%씩 올랐다.
같은 달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0.4% 하락했다. 전달 -1.5%에 비해 낙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자, 시장예상치인 -0.8%도 웃돈 것이다.
중국 PPI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지난 2019년 7월부터 6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세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1월(0.1%) 반짝 플러스 반등했다. 그러나 2월 코로나19 여파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1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12월 PPI가 회복세를 보인 것은 중국 시장 수요가 회복됨에 따라 철광석, 비철금속 등 금속 관련 업계 가격이 상승하면서다. 구체적으로 비철금속 제련 가공업의 생산자물가가 전달에 비해 3.3% 올랐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석유·천연가스 생산자물가도 전달에 비해 7.9%나 올랐고, 화학원료와 화학제품 제조업 가격도 3.2% 상승했다.
PPI는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하는 제조업 활력과 관련된 지표로, 3~6개월 후 경기흐름을 가늠하는 경기 선행지수다. 통상 PPI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면 디플레이션 전조로 해석한다.
PPI 마이너스 상황이 길어질수록 경제에 부담도 커진다는 얘기다. 실제 중국은 지난 2012년 3월부터 2016년 8월까지 54개월 연속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이어가 장기 디플레이션 국면을 맞았다. 당시 디플레이션은 산업생산 감소와 실업 증가 등으로 중국 경제에 부담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