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찾는 자금난 중기…기업대출의 95% 차지

2021-01-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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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말 기준 중기대출 39조 넘어…불황 장기화에 저신용 기업 몰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자금난에 몰린 중소기업들이 저축은행을 찾고 있다. 수요 증가에 따라 대형사는 물론 중소 저축은행까지 중소기업대출을 확대하면서 한계 상황 발생 시 저축은행의 부실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저축은행 79곳의 전체 기업대출 규모는 41조1108억원으로 집계됐다. 3개월 만에 4% 넘게 늘어난 수치로, 저축은행 전체 기업대출이 40조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저축은행업계의 기업대출은 대부분 중소기업에 집중됐다.

지난 9월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중기대출 규모는 39조2531억원으로, 전체 기업대출 비중의 95.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에서 기업대출을 받은 10개사 중 9개사는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인 셈이다.

기업대출 증가도 중기대출이 이끌었다.

지난 9월 기준 전체 기업대출은 전분기보다 1조9000억원(4%) 늘어난 가운데 중기대출은 같은 기간 1조8280억원(4.8%)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1~9월)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기업대출은 전년보다 3조8921억원(10.4%)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중기대출은 3조6363억원(10.2%) 늘었다.

중기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인 건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불황이 지속된 탓에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신용등급이 높은 대기업의 경우 자본시장 등에서 필요한 자금을 직접 조달할 수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상황이 이렇자 대형 저축은행은 물론 지방 중소 저축은행까지 중기대출을 대폭 확대했다.

SBI저축은행은 중기대출이 지난해 9월 말 기준 3조8943억원을 기록해 전년 말(3조2413억원)보다 20.1% 늘었으며, 한국투자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2조1569억원으로 집계돼 10.5% 증가했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지난 2019년 말 9149억원가량이었던 중기대출이 사상 첫 1조원을 넘어섰다.

지방 중소 저축은행 중에서는 호남권 저축은행인 동양저축은행이 지난 2019년 말 712억원에 불과했던 중기대출을 1160억원(62.9%)으로 확대했으며, 삼호저축은행도 978억원이던 중기대출이 1328억원으로 35.7% 급증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상황 지속에 따라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지속되면서 대출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중소기업 역시 코로나19 금융지원 취지에서 대출만기 연장·이자상환 유예를 적용받는데, 한계 상황에 내몰린다면 저축은행들도 직격탄을 피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지속에 따라 지역 경제 전반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저축은행을 찾는 중소기업, 자영업자가 늘었다”며 “대출을 받은 중소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저축은행들도 대출 부실 등 건전성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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