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소로드] ②日2050년 수소사회 구현...탄소 대체 위한 전방위 산업계획

2021-01-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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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연간 수소 사용량 '300만t'...2050년엔 전체 전력의 10% 목표

'수소 공급망' 상용화 목전...해외 생산기지 구축부터 자국 인프라까지

일본 정부의 탈(脫)탄소 전략에서 중점을 둔 또 다른 분야는 바로 수소 에너지다. 이미 일본 정부는 2017년 '수소사회'로 전환하기 위해 수소의 생산부터 사용까지 전 단계에 걸친 청사진을 내놓은 상태다.

2017년 4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제1회 신재생에너지·수소 등 관계 각료회의'를 주재한 후 같은 해 12월에 '수소 기본전략'을 발표해 2050년까지 '수소사회' 구현을 목표로 내세웠다.

스가 요시히데 현 내각에서도 이를 이어받아, 지난달 25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2050년 탈탄소 사회 실현을 위한 녹색성장 전략(그린 리커버리·Green Recovery)'에서 2030년까지 일본의 수소연료 이용량을 연간 300만t까지 늘리기로 했다.

그린 리커버리 발표에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정부가 2030년까지 수소연료 이용량을 연간 1000만t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는데, 이 목표치는 일본 정부가 탄소 중립을 목표하는 2050년으로 미뤄졌다.

그린 리커버리 계획은 2050년 일본 전체 전력량 중 수소에너지 비중을 최대 10%로 잡고 있는데, 이는 일본 전체 전력설비를 고려했을 때 연간 1000만t 정도로 추정된다. 닛케이에 따르면 해당 규모는 원자력발전소 1기에 해당하는 100만KW)급 발전소를 30기 이상 가동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

앞서 2030년 연간 수소연료 이용량으로 30만t을 목표했던 2017년 수소사회 초기 계획에서 목표량이 같은 기간 10배, 2050년까진 33배가량 높아진 것을 감안했을 때, 일본 정부는 탄소 중립 선언과 함께 수소사회 실현 계획을 앞당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 가와사키 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액화수소 운송선.[사진=일본 가와사키중공업]

 
수소에너지 보급은 해외 생산기지 구축부터··· '수소 공급망' 상용화 목전

일본 정부가 수소사회 구현을 위해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은 '수소 서플라이 체인(공급망)' 구축이다. 이를 위해 일본은 호주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특히, 일본 경제산업성에서 주관하는 산·관·민·학 협력기구인 신에너지개발기구(NEDO) 지원으로 2015년부터 일본·호주·브루나이 3국은 수소 공급망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5년부터 시작한 일본과 호주의 '호주 갈탄 수소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호주 연방정부와 빅토리아 주정부의 협력을 얻어 일본 가와사키중공업, 이와타니산업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 하이스트라(HySTRA)가 진행했다.

해당 사업은 수분이나 불순물을 많이 포함한 저품질·미이용 석탄인 갈탄을 활용, 수소 가스를 만들고 이를 액화해 호주 빅토리아주와 일본 고베시까지 약 9000㎞에 걸쳐 대량 수송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은 2019년 12월 세계 최초의 액화수소 운반선인 8000t급 '수소 프런티어'를 건조했으며, 작년 6월에는 일본 고베시에 액화수소 수입기지가 완성됐다.

해당 사업은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을 활용해 해외 미이용 에너지에서 수소연료를 생산·유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증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탄소 포집이란 온실가스 실질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배출 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회수하고 지하에 저장하는 기술이다.
 

호주 갈탄 수소 프로젝트 사업 흐름도.[그래픽=일본 NEDO]


일본 NEDO는 더 나아가 브루나이에서는 수소 공급망 상용화 실증사업도 추진 중이다.

브루나이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에서 발생하는 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해 액화 수소연료로 전환하는 사업으로, 일본 미쓰비시그룹·미쓰이물산·닛폰유센·지요다화공건설 등이 구성한 '차세대 수소에너지 체인 기술 연구조합(AHEAD)'이 진행 중이다.

AHEAD는 브루나이 다루살람과 일본 가와사키현에 각각 수소화 공장과 탈수소화 설비 플랜트를 완공했고, 2019년 12월부터 시운전에 착수했다.

다루살람 공장에선 액화 상태로 수소를 운반하기 위해 수증기 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해 톨루엔을 혼합한 메틸사이클로헥산(MCH) 형태의 혼합 액체로 가공하고, 가와사키 공장은 이를 받아 순수한 수소만 분리해 화력발전의 연료로 활용한다.

이는 세계 최초로 수소 공급망을 통한 수소연료 수입 과정을 실증한 것으로, 향후 수소 공급망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브루나이 다루살람의 액화 수소 제조 공장(왼쪽)과 일본 가와사키현의 탈수소화 공장(오른쪽) 완성도.[사진=일본 NEDO]

 
친환경차 앞세워 자국 수소 인프라 구축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수소전지차와 전기차 등 연료전지 자동차(FCV) 보급을 앞당기고 일본 전역에 수소 인프라를 구축해 수소 공급망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그린 리커버리 계획에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2030년대 중반부터 휘발유·디젤 차량의 신차 판매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으며, 도쿄도는 자체적으로 정부 계획보다 빠른 2030년부터 휘발유의 신차 판매 중지 방침을 적용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휘발유·디젤차의 판매 비중을 30~50%로 끌어내리고, 친환경차 80만대 보급과 일본 전역에 수소 충전소 900개 이상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8년 2월 세계 최초로 수소 충전소 정비를 위한 자동차 제조사·인프라 사업자·금융투자사 컨소시엄인 '일본 수소스테이션 네트워크 유한책임회사(JHyM)'를 설립했고, 작년 10월 기준으로 일본 전국에 135개의 수소 충전소를 설치했다.

자동차 제조사들의 친환경차 개발도 늘고 있다. 2014년과 2016년 각각 도요타와 혼다가 수소차 모델인 '미라이'와 '클래리티'를 출시했고, 닛산은 전기차(EV)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도요타는 2018년 대중교통에 활용할 수 있는 연료전지 버스인 '소라'를 출시해 도쿄도를 중심으로 실제 버스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가 출시한 수소버스 '소라'.[사진=도에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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