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됐든, 이제 인허가를 좀 풀어주면 좋겠다. 우리는 사업만 되게 해주면 누구든 뽑을 생각이다.”(정복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조합장)
석달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정비사업조합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번 정부에서 “집값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인허가를 지연시켜온 만큼 차기 서울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달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비사업 관련 공약은 여야 모두에서 쏟아졌다. 안철수 대표는 새해 첫날부터 재개발 사업이 막힌 종로구 창신동을 찾아 “시장이 되면 잘못된 부분을 고치겠다”고 공언했다.
창신동은 서울시가 주민 동의 없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재개발사업 공모 대상에서 제외됐다. 예산을 중복해서 투입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안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재개발과 재건축, 용적률 완화, 층수 문제 등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무게를 싣기도 했다.
이 외에 이혜훈 전 의원은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조합장처럼 뛰겠다”고 의지를 밝혔고,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이종구 전 의원도 고밀도 재개발·재건축을 약속했다.
여당인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공공주택 위주 공급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면서도 “민간 재건축을 너무 묶어놨었다”며 규제 완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사실상 여야 후보군 모두 정비사업을 풀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와 발을 맞춰야 하는 여당에서 획기적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A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비사업이 법률상 지자체 고유권한이긴 하지만, 국토부나 청와대에서 반대하는 일을 여당인 서울시장이 혼자 추진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