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부동산 규제로 갈 곳 잃은 부동자금이 리츠로 몰리고 있다. 리츠(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REITs)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 투자방식이다.
그동안 국내 리츠는 일반투자자의 부동산 간접투자상품 공급 확대 수단보다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모 투자수단이나 임대주택 확대와 같은 주택정책의 수단으로 주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리츠 상장이 이어지고, 일반투자자의 리츠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등 상장리츠 시장이 활성화 되는 모습이다.
4일 상가정보연구소가 국토교통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19년 48조9000억원이었던 리츠의 자산규모는 2020년 12월 기준 61조 4000억원을 넘어서며 1년 만에 12조5000억원 늘어났다.
올해 현재까지 인가 또는 등록을 진행한 리츠 업체는 53곳이었다. 2017년 33곳, 2018년 34곳, 2019년 49곳의 업체가 인가 또는 등록됐으며 인가·등록된 리츠 업체 수는 2017년 이후 3년 연속 증가했다.
정부가 상장리츠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난해에만 이지스밸류리츠, 미래에셋맵스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코람코에너지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등 총 6곳이 상장했다. 현재 시장에 상장돼 있는 업체는 총 13곳이다.
다변화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주유소(코람코에너지), 물류센터(ESR켄달스퀘어), 임대주택(이지스레지던스) 등 다양한 자산들을 담은 리츠가 상장했다. 그동안 리츠는 토지와 빌딩 위주였다.
이는 저금리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부동산 간접투자에 대한 일반투자자의 관심이 커지면서 부동산을 기초로 하는 다양한 리츠의 상장이 이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한국거래소가 리츠 지수를 만들고 시장에 리츠 상장지수펀드(ETF)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에 따라 리츠에 눈 돌리는 투자자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상장을 연기한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서부티엔디리츠, 디엔디플랫폼리츠 등이 상장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상장이 예대로 진행되면 상장된 리츠만으로 리츠 지수를 만든 뒤 리츠 ETF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부동산 규제, 높아지는 투자 진입 장벽 등으로 부동산 직접 투자가 어려워지면서 투자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고 세제혜택과 꾸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리츠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리츠에 투자하기 전 리츠를 운용하는 투자회사가 안전성과 전문성을 담보한 곳인지 확인하고, 임대 수익은 물론 향후 매각 때 투자 수익까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