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본지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종로구청은 서울시행정심판위원회에 ”청구인이 신청한 공공재개발 후보지 공모대상 제외처분 취소청구는 기각돼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지난달 8일 도시재생 1호 사업지인 창신동 공공재개발 추진위원회(창신동 추진위)가 제기한 행정심판에 앞서 서울시가 관할 종로구청에 요청한 답변서의 결론이다.
도시재생사업에 1000억원가량의 공공예산이 투입된 이상, 이를 갈아엎고 재개발을 추진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하지만 창신동 주민들은 서울시가 마음대로 도시재생 구역을 지정하고, 아무런 효과를 얻지 못했으면서 재개발을 막는 건 부당하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창신동에서 25년간 봉제사업을 한 이모씨는 ”이보다 더한 탁상행정이 없다“며 ”최근 7년여간 수백억원을 썼다는데, 여기 사는 주민들은 전혀 몰랐다. 분노를 넘어 황당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또 14년간 창신골목시장에서 장사한 상인 김모씨도 ”골목시장 활성화비로 4억5000만원이 투입됐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이래놓고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분노했다.
현재 창신동을 비롯해 가리봉5구역과 구로1구역, 서계동, 수색14구역 등 6개 지역이 ‘도시재생 당한’ 데 반발해 집단행동을 준비 중이다.
강대선 창신동 추진위 대표는 ”종로구 답변을 고려할 때 서울시에서도 (행정심판을) 기각할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젠 내년 서울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는 4월 예정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1일 새해 첫날부터 창신동을 찾아 ”서울시장이 되면 반드시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을 점검하고 잘못된 부분을 고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모두 올해 첫 공식일정을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정한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이어 안 대표는 ”이 지역에 투입된 돈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며 ”혈세낭비를 보여주는 사례다. 중앙부처에서 맡은 부분에 대해서는 싸워서라도 의견을 관철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