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최근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정 총리는 1일 SBS 라디오 '이철희의 정치쇼'에 출연해 '검찰총장은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사회자 질문에 "그건 본인이 하셔야 한다"며 "그것은 총리의 영역은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 총리는 "사실 저 같은 경우에는 언론기관에 '지금 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와 싸우고 있고 할 일이 태산 같으니 넣지 마라'고 했다"며 "(윤 총장도) 그렇게 해주면 좋겠지만 그것은 본인이 하실 일이고 제가 거기까지 관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거기에 관심을 둬선 안 된다"며 "그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밝혔다.
정 총리는 또 '추·윤 갈등이 원만하게 풀리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이 있지 않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아쉬움이 있다"며 "두 분을 어떻게 해서든지 서로 대화하고 협력하는 분위기를 만드려는 노력을 했다. 그걸 좀 더 일찍 좀 더 세게 해서 성공시켰으면 국민들의 걱정이 없었을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 결과적으로 걱정을 끼쳐 드린 것에 대해서 총리로서 참 송구한 마음"이라며 "이 문제와 관련해서 대통령께도 말씀을 드린 부분도 있는데, 그런 것들이 대통령께 부담을 드린 측면이 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송구하게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의 동반사퇴를 건의한 바 있다.
정 총리는 3차 개각 시점과 관련해선 "준비되는 대로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개각을) 너무 찔끔찔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요즘 청문회가 너무 까탈스럽게 하는 측면이 있다 보니까 사실은 많은 분들이 사양을 하기도 한다고 그런다"며 "본인은 (장관을) 하려고 하는데 가족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가 보다. 그래서 좋은 분들을 모시는 게 쉽지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측면이 있어서 (3차 개각이) 준비되는 대로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또 '문 대통령이 추진한 인사를 만류했던 사례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나아가 "아닌 사람을 내놓으셔야 아니라고 얘기를 한다"면서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니까 특별히 하자가 있거나,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힐 경우에는 이제 말씀을 드려야 되겠다"고 했다.
더불어 정부가 지난해 의사 국가고시(국시) 실기시험 응시를 거부한 전국 의대생 2700명에게 재응시 기회를 주기로 한 데 대해 정 총리는 "지금 코로나19 상황도 그렇고, 공공의료가 사실은 우리가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여론이 굉장히 안 좋은데 왜 의사들 국시 재시험 볼 기회를 줬느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국민의 이익을 위해 결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론이 안 좋은 것 잘 알고 있다. 저는 정치가 여론을 매우 중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열의 한둘은 경우에 따라서 여론과 관계없이 어떤 것이 국민의 이해관계에 맞느냐, 어떤 것이 국익에 합치하느냐에 따라서 결단을 해야 되는 게 정치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여론 때문에 2700명의 의사 배출을 1년 지연시킨다는 것은 선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시 재시험 기회를 주는 것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이견은 없느냐'는 질문에 정 총리는 "그렇다. 정부 내의 이견은 없다"고 전했다. '대통령도 같은 생각인가'라는 거듭된 질문에도 긍정했다.
또한 정 총리는 최근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늑장 확보 논란과 관련한 야당 비판에는 "유감"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정 총리는 '야당이 이른바 백신의 정치화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사회자 물음에 이같이 답하며 "대통령부터 전체 정부, 민간까지 나서서 백신과 관련해 제대로 된 정책을 집행하기 위해서 노력하는데, 이것을 정치화하고 정치적으로 활용하려고 하는 것은 좋은 정치가 아닌 것 같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2021년에는 우리 정치가 좀 선진화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해야 한다. 국민 눈높이보다도 미치지 못하는 정치가 계속돼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또 '야당과의 소통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사실은 야당과 만나고 대화도 하고 했다"며 "공교롭게 제1야당을 빼놓고는 다 만났다"고 밝혔다.
이어 "제1야당과 약속을 3~4번 했는데 여의도 정치 현상 때문에 약속이 미뤄졌고, 지금 네 번째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협치는 여당 잘못인가, 야당 잘못인가. 안 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느냐'는 시청자 질문에 "손바닥이 마주쳐야 협치가 되는데, 지금 손바닥이 마주치질 않고 있다"며 "서로가 양보를 하고 서로가 상대를 존중해야지, 어느 한 쪽에만 책임을 물어서 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과에 대해서 공동책임을 져야 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