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국경제망 등 매체에 따르면 전날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이후이만 증감회 주석 주재로 회의를 열고 내년 중국 자본시장을 이끌 핵심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 중 가장 주목을 끈 건 중국인의 저축을 투자로 전환하는 것을 촉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증감회는 “자본시장 투자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자산 관리 기능을 강화해 저축을 투자로 전환하도록 촉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내수 확대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어 “연금보험 체계와 자본시장의 연결 강화를 추진하고, 주식펀드 개발, 전문기관 투자의 평가 매커니즘 개선 등을 추진할 것”이라며 “투자자의 신뢰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가계 저축률은 굉장히 높은 편에 속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중국의 2018년 기준 총 저축량은 6조2900억 달러(약 7000조원)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46.25%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GDP 대비 저축률도 44.5%에 달한다고 중국경제정보업체 CEIC는 설명한다. 이는 통상 미국의 저축률이 10%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높은 수치다.
반면 중국인의 주식투자 비율은 굉장히 낮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중국 도시의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에 투자한 비율은 2%에 불과하다. 미국의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시장에 투자된 비중이 22.5%에 달하는 것과 비교된다.
이는 중국인의 주식투자 잠재력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증감회의 계획이 내년 A주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저축을 투자로 전환시키기 위해선 ‘건강한 시장 환경’을 구축하는 게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텅쉰망은 “최근 몇 년간 중국 자본시장은 새로운 증권법과, 주식등록제, 퇴출제도 강화 등으로 건강하게 개선되고 있다”며 “다만, 과거 사례들로 인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 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과거 2007년 6000선을 돌파하면서 투자 광풍이 불었지만 불과 1년 만인 2008년 1700선까지 고꾸라진 바 있다. 2015년에도 5100선까지 상승한 지수는 6개월 만에 2700선으로 '반토막' 났다.
이어 텅쉰망은 또 개인투자자 비중이 95%로 월등히 높은 시장 환경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일반적으로 기관투자자는 중장기 투자를 지향해, 투자 자금이 잘 빠져나가지 않는다. 미국 주식시장도 개인투자자보단 기관투자자 비중이 높다.
한편 증감회는 이날 가계 저축의 주식투자 전환 계획 외에도 △자본시장의 과학기술 혁신 지원 체제 강화 △자본시장의 중추적인 기능 발휘 △자본시장 투자 포트폴리오 강화 △자본시장 개혁개방 심화 △금융혁신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 △금융 사기, 범죄 등 예방을 위한 관리 강화를 내년 자본시장의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