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여직원 손등을 본인 엄지손가락으로 10초간 문지른 해군 소령 행위는 성적 의도가 있는 추행으로 봐야 한다고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소령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소령은 B씨 왼손을 잡고 손등 부분을 10초간 엄지손가락으로 문지르며 B씨를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B씨 손등 부분 그림을 두고 A소령은 '이게 뭐냐'며 문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1·2심은 A씨 행동이 업무상 위력을 행사한 것은 맞지만, B씨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B씨 손등 그림을 지우라는 의미였을 뿐이라는 취지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성적 의도가 있는 추행이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B씨가 사건 이전에 A씨 성희롱 언동이 많아 힘들었다고 진술하고, 당시 사무실에 두 사람만 있었던 점을 보면 A소령 행동에는 성적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A소령 행위는 피해자 의사에 반해 이뤄진 것일 뿐 아니라 피해자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유형력 행사"라며 성적 수치심·혐오감을 일으킨 추행임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