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존전략] 엔터, 빈익빈 부익부 심화···생존전략은 "오로지 버티기"

2020-12-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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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2020년 세계는 K팝으로 물들었다.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핫차트 100 1위를 차지하며 명실상부 세계 최고 팝 아티스트로 자리잡았고 블랙핑크, 슈퍼주니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NCT, 이달의 소녀 그리고 갓 데뷔한 엔하이픈 등 K팝 그룹들이 빌보드 차트에 속속 진입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잘 나가는 K팝의 발목을 잡았다. 

◆ 코로나19의 새로운 대안 '온라인 콘서트', 중소엔터에겐 그림의 떡
해외투어길이 막히고 콘서트가 불가능해졌다. 온라인 콘서트로 겨우 명맥을 잇는다지만 대형 엔터테인먼트에 해당되는 이야기일 뿐, 중소 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한 신인 그룹들에게 온라인 콘서트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대한민국의 차세대 먹을거리로 주목받던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기본적으로 공연과 행사, 팬미팅 등 스타와 팬들의 ‘만남’을 기반으로 공급과 수요가 창출된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이런 만남의 장을 단절시켰다. 게다가 소득이 줄면 자연스럽게 기본적인 의식주를 위해 가장 먼저 지갑을 열고, 여가 활동에 쓰던 소비를 아끼게 된다. 여기에 한국이 코로나19를 확산시키는 주요 국가인 것처럼 대외 이미지가 악화되며 수출 중심 한류(韓流) 산업도 얼어붙었다.

하반기가 되면 풀리겠지라던 기대도 12월, 2020년을 한달 앞둔 시점에서 다시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마지막 송년회, 신년회 행사까지 막히며 엔터 업계의 숨통을 더욱 조여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이슈가 잠식되는 상황 속에서 새 앨범을 발표해도 별다른 화제를 모이기 어렵기 때문에 앨범 발표 일정을 전면 수정하며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길 기다렸던 중소 엔터테인먼트들은 더이상 희망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현재 유일한 앨범 홍보 수단은 음악방송이지만 이마저도 아티스트들의 코로나19 감염으로 찬바람이 불며 언제 방송 중단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홍보채널이 막히면서 이른바 '팬덤'(팬 지지기반)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소기획사가 인지도를 쌓기에 더욱 어려운 처지에 놓이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과 유튜브 채널 등 알릴 수 있는 채널의 종류는 기존 TV방송시대보다 증가했지만 실제 온라인이나 유튜브 채널로만 인지도를 확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국내에서 오프라인 공연과 TV방송 등 중소연예기획사들의 주요 홍보채널이 막히면서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방탄소년단 '방방콘' [연합뉴스]
 

◆ 엔터 양극화 현상 심화···내년엔 어쩌나 

올해 빌보드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예상을 웃도는 공모가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세븐틴, 여자친구, 투모로우바이투게더, 갓 데뷔한 엔하이픈까지 줄줄이 빌보드에 입성하며 높은 앨범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블랙핑크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역시 올해 데뷔한 '트레저'도 인기를 이어가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비대면 유료공연 ‘비욘드’ 콘서트를 연 뒤 JYP엔터테인먼트와 온라인 공연 합작법인 ‘비욘드 코퍼레이션’을 세웠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유튜브 채널을 활용한 ‘방방콘’을, CJENM은 온라인으로 한류 공연인 ‘케이콘택트 2020 서머’를 운영하면서 비대면 공연시대를 열었다.

JYP엔터테인먼트도 대표 아티스트 ‘트와이스’를 중심으로 비대면 공연을 진행하는 한편 새로운 한류 엔터테인먼트 모델인 '니쥬'의 일본 데뷔로 새 판로를 열어가고 있다. 

반면 대학교 축제를 포함해 행사를 통해 수익이나 인지도를 쌓는 중소 연예기획사들은 자본력과 기술력의 차이로 팬들을 만날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

올해 데뷔한 한 중소 엔터테인먼트 업체의 신인 그룹은 "데뷔 후 팬들을 단 한번도 직접 만나지 못했다. 팬들을 직접 만나는 것이 꿈이다"라고 할 정도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국내 대중음악 콘서트 산업계의 손해 규모가 지난 상반기에만 876억9000만원을 넘어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어가고 있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코로나19라는 악재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중소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의 한숨이 깊어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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