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초대형 인사…CEO 80% 교체

2020-12-10 16:48
  • 글자크기 설정

CJ제일제당·CJ대한통운·CJ ENM 등 주요 계열사 CEO 인사이동

'오너가' 이경후 상무, 부사장 대우로 승진…이선호 복귀 무산

왼쪽부터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 강호성 CJ ENM 대표, 허민회 CJ CGV 대표, 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 [사진=cj그룹]

CJ그룹이 계열사 대표 80%를 교체하는 초대형 인사를 단행했다. 성과주의를 앞세워 50대 임원들을 대거 전진 배치하면서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 관심을 모았던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의 경영 복귀는 없었다.

CJ그룹은 10일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 ENM 등 주요 계열사 CEO를 교체하고, 총 78명의 임원을 승진시키는 내용의 2021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발령 일자는 14일이다.
◇성과주의 앞세워 50대 임원 전진 배치

그룹 모태인 CJ제일제당 대표에 최은석 CJ 경영전략총괄이 내정됐다. 최 대표는 그룹의 대표 전략통이자 재무통으로 올해 네이버와의 사업 제휴를 주도했다. 1967년생으로 회계사 출신인 최 대표는 2004년 CJ 입사 후 CJ대한통운 경영지원총괄, CJ 경영전략총괄 등 요직을 거친 관리형 CEO다. 이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 CJ제일제당의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신사업 발굴 일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을 이끌었던 강신호 대표는 CJ대한통운으로 자리를 옮겼다. 강 대표는 해외에서 비비고 만두를 통해 ‘K-푸드’를 각인시키고, 국내에서는 가정간편식(HMR) 트렌드를 선도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그는 지난해 말 대표이사에 취임한 후 올해 CJ제일제당의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강 대표는 대한통운에서 택배 노조와의 갈등을 해소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는 그룹의 대외 업무를 맡아볼 것으로 전망된다.

CJ ENM 사령탑에는 강호성 그룹 총괄부사장이 선임됐다. 강 부사장은 검사와 변호사 생활을 거쳐 2013년 CJ그룹에 법무실장으로 합류했다. 올 7월부터 CJ지주와 CJ ENM 경영지원 총괄부사장을 겸직하면서 사실상 대표직 승계를 준비해 왔다. ‘프로듀스 101’의 투표조작 사건으로 실추된 회사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소송에 대응할 예정이다.

허민회 CJ ENM 대표는 CJ CGV 대표로 이동한다. 허 대표는 이재현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로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CGV의 심폐소생 임무를 맡았다.

CJ푸드빌의 정성필 대표는 CJ프레시웨이 대표로 자리를 옮긴다. 당초 CJ푸드빌 실적 부진으로 문책성 인사가 예상됐었다. 하지만 실적 부진의 원인이 코로나19라는 외부 환경인 만큼 이 회장이 한번 더 기회를 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CJ푸드빌 대표에는 김찬호 베이커리본부장이 내정됐다. 김 본부장은 1971년생으로 이번에 교체된 CEO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 CJ LiveCity(라이브시티)에는 신형관 대표이사가, CJ Feed&Care(피드앤케어)에는 김선강 대표이사가 각각 내정됐다.

이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는 부사장 대우로 승진하며 이번 임원인사에서 오너가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이 부사장 대우는 현재 CJ ENM에서 브랜드전략실장을 맡고 있다.

장남인 이선호 부장은 이번 임원 명단에 들지 못했다. 이 부장은 지난해 9월 마약 밀수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받고 자숙 중이다. 이 부장에 대한 사내 정직 기간은 끝난 상태다. 다만 이번 임원인사를 통한 승진이 아닌 부장 직급을 유지한 채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젊은 인재 임원승진…여성임원 21% ‘역대 최대’

능력 있는 젊은 인재 중심의 임원승진도 단행됐다.

허민호 CJ ENM 오쇼핑부문대표가 총괄부사장으로, CJ푸드빌 김찬호 대표이사가 부사장대우로 승진하는 등 총괄부사장 1명, 부사장대우 13명, 상무 26명이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신임 임원(상무대우)은 지난해의 2배 규모인 38명으로 확대됐다. 이 중 밀레니얼 세대인 80년대생 여성 5명을 비롯해 8명의 여성임원(21%)이 탄생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신임 임원 38명의 평균 나이는 45세로 최근 2년 사이 두살 낮아졌다. 연공보다 능력경쟁을 통한 젊은 인재의 과감한 발탁으로 그룹 전반의 세대교체 가속화를 예고한 셈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불확실한 대외 경영 환경 속에서 혁신성장과 초격차 역량 확보를 통한 질적 성장과 미래 대비에 주력했다"며 "내년 역시 새로운 경영진을 중심으로 포스트 코로나와 뉴노멀 시대에 적극 대비해 글로벌 생존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