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옥죄는 당국…은행권 "규제 발표로 대출 급증" 불만

2020-12-0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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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질책에 시중은행 연말 대출장벽 높여

업계 "왜 부동산 문제를 은행 대출에서 찾나"

자료사진. [사진=DGB대구은행 제공]

[데일리동방] 금융당국이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급증의 책임을 물어 은행 규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주문하는 당국에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압박 강도가 지나치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시중은행 부행장급 임원들과 가계대출 동향 점검 회의를 열고, 지난달 가계대출이 급증한 사실에 대해 은행별 관리가 안 됐다는 질책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새 9조4000여억원이 급증했다. 이는 전달 보다 2조원 가량 늘어난 잔액으로 금감원은 은행의 관리 책임이 소홀하다는 지적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융당국이 지난달 '연봉 8000만원 이상 고소득자의 1억원 초과 신용대출에 대한 규제'를 예고하자 은행 대출을 미리 받으려는 수요가 빠르게 몰렸다.

당국의 기조에 맞춰 은행들도 자체적인 대출 장벽을 높이고 있다. 지난 10월 이미 신용대출 금리를 높이고 한도까지 축소했지만 당국의 등살에 밀린 은행들은 추가 대책을 동원중이다.

국민은행은 당장 이날부터 연말까지 대출상담사로부터 받는 주택담보·전세대출 모집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비대면 신용대출 주력 상품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오는 11일부터 잠정 중지한다.

하나은행도 조만간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에 대한 대출한도를 더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른 은행들도 대출 총량 관리에 관한 대책들을 논의중이며 이달 내 가시적 효과를 당국에 보고하겠다는 반응이다.

반면 대출 규제 압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무엇보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등 불안정한 현상이 지속되는 것에 대해 은행 대출이 발단이 됐다는 비판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토로가 이어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을 잡겠다고 당국이 발표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무조건 은행들이 잘못했다는 식의 규제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에서 빌린 돈이 주로 부동산으로 유입된다는 근거가 확실치 않은데, 문제를 은행에서부터 찾고 있는 게 정작 문제 아니냐"며 "며칠 안 남은 연말을 앞두고 대출관리 대책 마련에 쫓길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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