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과 공급 부족으로 인한 주택가격 상승세가 심상찮다. 전셋값과 비교해 저렴한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전셋값 상승세가 한동안 잠잠했던 집값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전월(0.71%) 대비 0.31%포인트 높은 1.02%였다. 월간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1%를 넘은 것은 2011년 10월 이후 9년 만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월(0.40%) 대비 0.35%포인트 높은 0.75%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1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도 주택가격전망지수가 130을 기록하며 2013년 1월 집계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1년 뒤 주택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가 역대 최대치로 많다는 뜻이다.
연초 출렁였던 주택가격전망지수는 9월 이후 계속해서 높아지는 추세다. 올 9월 117을 기록한 이후, 10월 122로 급등하다니, 11월 130까지 치솟았다.
실제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신고가 경신이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 전용 59㎡는 최근 기존 금액보다 4000만원 오른 15억9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꿈마을우성 전용 132㎡도 지난달 21일 11억5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보다 1억원 이상 뛰었다.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일산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170㎡도 지난달 23일 10억3500만원에 거래돼 전달 대비 2억원 이상 올랐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대출 규제가 심하고 임대차법 등으로 전세 매물이 품귀를 빚자 서울과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많다"면서 "특히 서울 외곽 지역의 가격 상승세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