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채권 시장이 향후 10년간 연 1.83%씩 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는 의미다.
미국의 추가 경제 부양책 논의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백신 배포로 경제활동 정상화도 임박했다는 예상 덕분이다.
향후 5년간 평균물가 기대치를 나타내는 5년물 BER은 2.25%까지 치솟았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웃도는 것이다. 5년물 BER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졌던 지난 3월 1.2%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백신으로 경제가 정상할 경우, 경제 성장률은 반등하게 마련이며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예상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앞서 연준은 물가정책을 수정하면서, 향후 물가가 2% 이상 올라가는 것도 어느 수준까지 용인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탓에 잔뜩 움츠러든 경제 회복을 위해서 물가 상승의 여유 공간을 열어놓겠다는 것이다.
연준의 확장적 통화정책과 정부의 재정부양이 이어지는 한 중기적 관점에서 물가의 추가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3% 물가상승은 어려울 수 있지만,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넘어서는 기간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은 현재 1.4% 정도를 기록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잠깐 2%를 넘은 적이 있다.
FT는 "지난 1일 시장에서 나타난 미국 장기국채 매도 흐름은 인플레이션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날 10년물 미국 국채의 수익률은 거의 0.1% 포인트 오른 0.94%를 기록했다. 수익률과 국채의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10년물 미국 국채의 수익률은 불과 두달전 0.7%를 밑돌았다.
물가상승전망이 이어질 수록 장기 국채물 시장은 더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FT는 전략가들은 2021년 10년물 국채수익률 전망치를 1.25%로 상향조정했다. 이는 곧 내년 장기국채의 가격이 하향 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물론 예상보다 물가상승폭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물 경제가 정상적인 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 예측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 정부와 의회는 아직 부양책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높아지는 실업률은 인플레이션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찰스 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수석투자전략가는 "일시적이 아니라 영구적으로 일자리를 잃는 이들의 수가 늘고 있다. 때문에 중기적으로도 경기가 과열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라고 진단했다. 중기적으로 가더라도 물가가 급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