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민소득(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2.1% 성장했다. 이는 2009년 3분기(3.0%) 이후 최대치다. 앞서 발표됐던 속보치(1.9%)보다도 0.2%포인트 상향 수정됐다.
일등 공신은 수출이다. 수출은 전 분기 대비 15.6% 늘어 1986년 1분기(18.4%)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순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3.7% 포인트다. 특히 자동차, 반도체 등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내수의 기여도는 -1.7% 포인트에 그쳤다. 2분기 0.9%포인트에서 마이너스 전환했다.
민간소비는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서비스(음식숙박 등)가 줄었으나 비내구재(식료품 등)가 늘어나면서 이를 상쇄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등이 늘어 0.2%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8.1% 늘었다. 2012년 1분기(9.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건설투자의 경우,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7.3% 줄었다.
앞서 한은이 제시한 연간 성장률 -1.1%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는 전기보다 0.4~0.8% 성장해야 하는 걸로 추정됐다. 다만 최근 ‘코로나19’가 3차 대유행에 접어든 건 변수다. 이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지속적으로 올라가면 내수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확진자 증가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다면 한은의 성장률 전망도 수정될 수 있다"고 언급했던 바 있다.
수출은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해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3차 유행 이후 주요국이 봉쇄조치에 나섰지만, 고위험 부문에 한정된 만큼 과거처럼 큰 악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박성빈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4분기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게 성장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소득인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2.4% 증가했다. 2017년 3분기(2.7%) 이후 최대치다. 실질 GDP에 그해 물가를 반영한 명목 GDP는 전기 대비 2.8% 늘었다. 명목 GNI는 전기보다 2.5%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포괄적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2.0% 상승했다. 이 역시도 지난 2017년 3분기(3.7%) 이후 최고치다.
올해 1인당 GNI는 3만1000달러를 상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부장은 “남은 한 달 간 원·달러 환율이 1375.4원 이하 수준을 유지하면, 3만1000달러를 상회하게 된다”며 “최근 환율 흐름을 감안하면 무난하게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