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투자 상품이었던 아파트나 오피스텔이 부동산 규제를 받게 되면서 부동산 투자시장에서 이른바 '틈새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생활형 숙박시설·지식산업센터·상가 등 투자자들이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고 동시에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로운 투자처를 찾아나선 것이다.
30일 한국감정원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전국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9만3428건으로 지난 2분기 거래량(7만3071건)보다 27.8% 증가했다. 특히 7월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3만7159건)은 2018년 3월(3만9082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강도 규제로 아파트·오피스텔이 주춤한 사이 일부 수익형 부동산은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다. 흔히 '레지던스'로 불리는 생활형 숙박시설이 대표적이다. 지난 7월 이후 부산과 수도권에 공급된 생활형 숙박시설들은 연이어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분양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이달 초 청약 접수를 받은 경기도 시화MTV 거북섬 ‘시흥 웨이브파크 푸르지오 시티’ 생활 숙박시설은 최고 132.5대1, 평균 2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7월 수원 팔달구 인계동에 공급된 ‘파비오 더 리미티드 185’는 평균경쟁률이 251대1이었고, 8월 안양에 공급된 ‘평촌 푸르지오 센트럴파크’는 평균경쟁률 121대1을 기록했다. 9월 인천에 공급된 ‘힐스테이트 송도 스테이에디션’은 평균경쟁률이 107대1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생활형 숙박시설이 규제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축법상 숙박시설로 분류되어 주택 관련 규제를 대부분 피하면서도 개별등기와 전입신고도 가능하고, 취사시설도 설치되어 아파트·오피스텔의 대체재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수익형 부동산 시장 내 브랜드 선호현상도 두드러진다. 올해(1월 1일~11월 23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을 통해 접수된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58곳의 청약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마감에 성공한 28곳 중 2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건설사 자체 브랜드를 내세운 단지인 상황이다.
갈 곳 잃은 투자 뭉칫돈은 초기 투자 부담이 적고 금융 혜택까지 제공되는 지식산업센터로도 흐르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매년 상반기 지식산업센터 건수는 △2017년 31건 △2018년 45건 △2019년 73건 △2020년 80건으로 올 상반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식산업센터 승인 건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지식산업센터는 분양가의 최대 80%까지 장기 저리 융자가 가능해 초기 필요 자금이 적다. 게다가 1가구 2주택 산정 대상에서 제외되고 양도소득세 중과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는 메리트까지 있어 투자 여건이 우수하다. 이 밖에 실입주 기업엔 취득세 50%, 재산세 37.5% 감면 혜택까지 주어진다.
지식산업센터의 인기에 힘입어 지식산업센터 내에 들어서는 기숙사도 최근 높은 경쟁률에 분양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10월 서울 금천구 가산동 일대에 분양한 현대지식산업센터 가산 퍼블릭 내 기숙사 ‘퍼블릭 하우스’는 최고 72.8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수익형 부동산 상품의 대표 격인 상가도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 6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한 ‘송도 더샵 센토피아’ 단지 내 상업시설은 최고 320대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접수자가 몰렸으며, 계약 시작 하루 만에 60개실 모두 완판됐다.
또 올 7월 동탄2신도시 광역비즈니스콤플렉스에 분양한 ‘동탄역 롯데캐슬’ 단지 내 상업시설인 ‘프런트 캐슬 동탄’ 역시 계약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110개실이 모두 팔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부동산 규제가 아파트에 집중된 데다, 오피스텔은 임대차 3법 개정으로 다주택자의 경우 주택 수에 포함될 수 있어 비교적 규제 영향이 덜한 상가에 임차 및 투자 수요가 몰릴 것”이라며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경기불황이 이어지고 있어 상가 투자에도 입지나 배후수요 등 옥석가리기는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