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메가박스는 "오는 23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인상한다. 극장 임차료, 관리비 및 인건비 등 고정비의 증가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극장 및 영화산업 전반의 경영 여건 악화 등이 주된 배경"이라고 밝혔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관람료 인상을 통해 극장 운영을 안정화하여 침체한 영화산업 전반의 활성화를 추진하고, 동반성장이 가능한 선순환 생태계가 구축되기를 바란다. 극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업계 1위인 CJ CGV는 지난달 영화 관람료 인상을 발표했다. 2018년 좌석 차등제 등을 도입해 티켓값을 세분화하고 요금을 인상한 지 2년 6개월 만이다. CGV는 좌석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차등제를 없앴다. 인상안에 따르면 일반 2D 영화 관람료는 평일 오후 1시 이후 1만2000원, 주말 1만3000원이다. 이는 지난달 26일부터 적용되고 있다. 특별관 중 4DX와 아이맥스 관람료도 1000원씩 인상됐다.
롯데시네마 역시 관람료 인상을 두고 내부 논의 중이다. 조만간 인상 여부와 관련 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멀티 플렉스 극장의 관람료 인상은 지난 2018년 4월 이후 2년여 만이다. 그간 꾸준히 영화 관람료 인상에 관해 이야기가 오갔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극장가가 큰 타격을 입은 만큼 이번 요금 인상은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
CGV와 메가박스는 코로나19 팬데믹 후 경영난 극복을 위해 지난 2월부터 비상경영체계를 도입하고 경영진 급여 반납, 전 직원 순환 무급휴직, 운영 시간 축소, 일부 지점 폐점 등의 자구 노력을 지속해왔으나 경영 정상화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운영 안정성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단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관람료 인상을 반기는 관객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최근 OTT 구독자들이 늘며 금액을 비교하는 반응이 많았다.
A씨(30)는 "OTT 한 달 구독료와 맞먹는다. 지난 2018년 관람료 인상 후에도 통신사 쿠폰을 이용해서만 (영화를) 봤었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어려울 것 같다"라고 전했다.
B씨(27)는 "가볍게 영화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등 큰 화면과 사운드로 관람할 만한 영화들만 살아남을 것 같다"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극장이 심사숙고 끝에 자구책을 마련한 만큼 이에 따르는 '극장용 서비스'와 '강도 높은 방역'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그간 신작의 부재로 다시 보는 명작 등 상영 라인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미비해 보인다. 관객이 영화관을 방문해야만 하는, 가격 상승에 상응하는 서비스가 함께 마련되어야 현재 관객들이 느끼는 심리적,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