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阿裏巴巴) 산하 온라인쇼핑몰 티몰에서 지난 1일부터 11일 0시30분(현지시간)까지 거둬들인 광군제(光棍節·솔로데이) 총 거래액이다. 알리바바는 올해 광군제에서도 또다시 신기록을 경신하며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광군제는 '독신자의 날'이란 뜻이다. 티몰이 2009년 11월 11일 싱글들을 위해 만든 온라인쇼핑의 날로, 오늘날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자리매김했다. 11월 11일, 쌍십일이라는 뜻에서 '솽스이(雙十一)'라고도 불린다. 올해는 전 세계 각국 25만개 이상의 브랜드가 참여해 8억명 이상이 쇼핑에 나섰다.
올해 특히나 광군제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애초 티몰은 11월 11일 하루에만 광군제 행사를 해왔는데, 올해는 11월 1~3일, 11일 두 차례로 나눠 진행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광군제 기한이 예년보다 사흘 더 늘어나는 셈이다.
거래액도 빠른 속도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미 이날 행사를 시작한 지 30분 만에 지난해 거래액(2684억 위안)을 훨씬 웃돌았다.
다만 알리바바는 예년과 달리 미디어센터에서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11일 초반 실시간 거래액 추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알리바바가 이날 공개한 11월 1일부터 이날 0시 30분까지 거래액인 3823억 위안을 사실상 작년 동기 거래액과 비교하기 어렵다.
알리바바는 올해 더 많은 쇼핑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할인품목을 늘리는 등 열을 올렸다. 이날 할인되는 제품 가짓수만 해도 1400만개로 지난해보다 1.4배 많다. 또 80만채에 달하는 아파트도 정가보다 최대 100만 위안 저렴하게 나왔다. 그간 오프라인 판매를 고수했던 샤넬과 디올, 프라다, 카르티에, 피아제, 발렌시아가 등 명품 브랜드도 올해부터 온라인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징둥은 이날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실시하며 소비자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가전제품과 컴퓨터, 통신장비 등에서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이날 하이얼, 메이디, 거리 등 가전 브랜드는 개시 1분 만에 매출액이 잇달아 1억 위안(약 169억원)을 돌파했고 컴퓨터의 판매량도 3분 만에 10만대를 넘어섰다. 징둥 산하의 온라인 슈퍼마켓 징둥슈퍼의 경우 이날 5분 만에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배 급등했고, 징둥 산하의 신선식품업체 징둥성셴의 거래액도 5배 뛰었다.
광군제에서 얼마나 팔렸는지를 통해 중국인 구매력을 가늠할 수 있는 만큼, 내수경기의 바로미터로도 여겨진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