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거리두기 개편 “방향성에 공감…‘상황 나빠지면 문 닫으면 된다’식 경계”

2020-11-0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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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3인 "거리두기 개편이 필요한 시점…지속 가능한 방역 필요"

"일일 신규 확진자 숫자보다는 중환자 치료 역량 등을 고려해 대응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 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존 3단계에서 5단계로 현실에 맞게 세분화해 적용하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마스크 착용 등 핵심 방역수칙은 기존에 고위험시설에서만 의무화됐던 것을 모든 시설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방역 대상을 중점관리시설과 일반관리시설로 단순화하되 단계별 방역강도의 차이가 너무 커 수용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방역조치를 맞춤형으로 재설계해 효과를 제고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등 감염병 전문가 3인이 보는 국내 코로나19 상황과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에 대한 제언이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
거리두기는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 지금 나오는 환자들이 결국 대부분 수도권인데, 한명도 안 나오는 지역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똑같이 전국을 같은 단계로 가긴 어려운 것이다. 기존의 거리두기 단계는 환자 수에 비해 강력 조치를 3단계로 적용해, 실제로 3단계 적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2.5단계에도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컸었다. 지금 신규 확진자가 100명 안팎에서 중요한 것은 중환자 등에 대한 대응력이다. 이를 갖춘다면 단계를 완화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일일 신규 확진자가 800명씩 나온다면 전국에 대해서 조치가 있어야겠지만, 일반인들이 일상 생활하는 데 철저한 관리 아래 여지를 줘야된다고 본다. 앞으로 관건은 핼러윈, 수능, 한파 등 위험이 곳곳에 있는데 위기를 잘 극복하고, 이것들을 계기로 크게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개편 방향 자체는 공감을 한다. 다만 방향성은 맞지만 1단계에서 안전한 상황을 잘 유지할지가 더 중요하다. 이번 개편안에는 1단계를 어떻게 잘 유지하면서 안전하게 우리 삶의 체계를 바꿀 것인지에 대한 구체화가 빠져 있다. 아직 현장 중심의 사고를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장이 안 바뀌면 위에서 거리두기를 바꾼들 의미가 없다. 그런 부분에서 약하다.

100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 정도는 괜찮다고 시그널을 주면 안 되는 것이 많다. 계속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숫자 기준에서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는 것보다는 지금 상황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할지 그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있어야 한다. 상황이 나빠지면 문을 닫으면 된다는 사고를 해서는 안 된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일단 거리두기 단계 조정이 필요한 시기가 맞다. 이 부분은 그동안 여러 전문가들이 얘기해 오던 것이다. 여기서 걱정하는 것은 거리두기 조정은 절대적인 숫자보다는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인가를 고려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중증환자는 생활치료센터로 해결이 안되니까. 그게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게 평가됐는가 하는 것을 살펴봐야 한다.

지속 가능한 방역의 핵심은 시민들이나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억셉터블 리스크(허용 위험도·acceptable risk)'는 결국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계속 갖고 가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역량, 이 역량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것에 대한 국민, 정부, 의료계 등의 소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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