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회복을 알리는 청신호라고 할 수 있을까. 3분기 경제성장률이 다소 상승했을 뿐더러 수출 확대와 호조세를 보인 경제지표에 시장의 기대치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다만, 아직은 불안하다. 유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각할 뿐더러 글로벌경제의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잦아들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3분기에 1.9%를 기록하며 플러스로 돌아섰다. 수출실적이 상승한 덕분이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9월 산업활동동향을 봐도 생산, 소비, 투자 등 주요 지표가 모두 개선되며 ‘트리플 증가'를 보였다.
여기에 현대경제연구원은 1일 내년 우리 나라 경제성장률이 3%대로 회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문재인 정부 취임 원년인 2017년 3.2%를 기록한 뒤 2018년 2.9%, 2019년 2.0%, 올해에는 마이너스 성장세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온 예측이다.
현대연은 이날 발표한 '2021년 한국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코로나19 재확산 여부가 경기 흐름을 좌우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도 "경제주체들의 적응력 역시 이전보다 강화되면서 3% 성장률로의 회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 소비와 투자, 대외 교역의 전반적인 개선 흐름이 예상된다는 게 이유다.
또 이날 발표된 10월 수출 실적을 보면, 지난 9월 상승세 이후 한 달 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가 줄었다. 그러나 이처럼 수출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전년 대비 조업일수가 이틀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실제 일평균 수출 증감률은 최근 2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평균 수출이 9개월 만에 플러스로 반등해 수출 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이런 경기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당장 유럽의 코로나19 재확산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영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5일부터 2차 봉쇄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럽 3대 국가인 독일, 프랑스, 영국이 모두 봉쇄 조치에 들어가게 됐기 때문이다. 유럽 이외 국가로의 확대 및 경제 파장이 얼마나 커질지 단정 짓기도 쉽지 않다.
미국의 대선 결과가 확정되더라도 여전히 글로벌 경제는 갈등 속에 휩싸일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린다. 우리나라가 공을 들이고 있는 대외 교역이 글로벌 변수 속에서 성과를 낼지도 미지수다.
산업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미국 대선에 따른 미국의 산업정책 전망과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탈(脫)중국 가속화와 미국 중심의 가치사슬 재편 등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선 결과를 보지 않더라도 한국의 대외적 관계에는 상당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여전히 우리나라의 수출 산업이 반도체에 의존한 채 미래 먹거리 신산업 창출에서는 다소 늦은 감이 있어 산업 경쟁력 확보도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민간 경제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내년 글로벌 경기에 대해서 V자형, U자형, W자형, S자형, 역V자형, K자형 등 다양한 예측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요인 등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끊임없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섣부르게 '경제 회복' 등의 표현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