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알리바바 이어 MS…의료에 꽂힌 한국·중국·미국 클라우드사업자들

2020-10-2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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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본사 의료업종 특화 클라우드서비스 정식 출시

한국 네이버, 중국 알리바바 등 각국 내수시장 타깃

향후 5년간 급성장이 기대되는 세계 의료클라우드 시장에 각국 주요 클라우드사업자들이 줄줄이 뛰어들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와 중국 알리바바에 이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의료클라우드 사업 추진에 본격 나섰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각국에서 일반 기업을 넘어 의료 등 규제 산업으로 분류되는 특수 업종에서도 클라우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각국의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현지 시장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MS 미국 본사는 28일(현지시간) 'MS 클라우드 포 헬스케어'라는 이름의 의료 특화 클라우드서비스를 정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MS 클라우드 포 헬스케어는 MS의 클라우드서비스형 인프라(IaaS) '애저'와 MS의 클라우드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마이크로소프트365, 다이내믹스365, 파워플랫폼 등 제품을 묶어 의료산업 특성에 맞게 제공하는 것이다.

톰 맥기네스 MS 월드와이드 헬스 담당 기업부사장(CVP)은 MS 클라우드 포 헬스케어 출시를 알리면서 "이 산업특화 클라우드 솔루션은 고객 돌봄과 지원 효율화, 종단간 보안, 규제준수, 건강정보 상호운용성 제공을 더 쉽고 빠르게 해주고 광범위한 파트너 생태계의 부가솔루션을 통해 헬스케어 산업이 맞딱뜨린 시급한 과제를 풀어 준다"고 주장했다.

MS는 일반 기업용 클라우드와 별도의 상품으로 미국·영국 정부 전용 독립 클라우드를 공급해 왔다. MS가 금융서비스나 은행·자본시장 업계 수요를 공략하는 클라우드 마케팅에 투자하고 있지만, 별개 상품까지 만든건 아니었다. MS 클라우드 포 헬스케어는 MS 클라우드 사업 행보상 최초의 민간용 업종 특화 맞춤형 클라우드(industry-cloud vertical) 출시 사례다.

MS는 상반기 의료 클라우드 출시를 예고하면서 다른 산업별 특화 클라우드도 '언젠가' 출시할 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그와 관련한 세부 정보를 더 내놓진 않았다. 이를 감안하면 MS가 규제 대응 필요성이 높은 특수 업종별 클라우드의 전략을 수립하며 공공시장 다음으로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한 업종은 헬스케어, 즉 의료보건·건강관리임을 알 수 있다.

전세계 클라우드 시장에서 의료업종 특화 클라우드 경주에 나선 업체가 MS만 있는 건 아니다. 앞서 미국에서는 IBM 왓슨과 구글 딥마인드 등이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의료업종 특화 클라우드 솔루션으로 사업기회를 찾고 있었다. 한국에선 네이버·NHN, 중국에선 알리바바·텐센트가 의료보건·건강관리 업종에 특화된 솔루션 제공을 추진해 왔다.

네이버클라우드가 국내 주요 대학병원들의 의료정보화, 의료서비스 지능화를 위한 클라우드 공급에 활발하다. 최근 삼성서울병원과 협력해 의료상담창구 구축용 클라우드기반 AI챗봇 기술을 제공했다. 지난달 의료영상데이터를 활용하는 AI모델 개발대회를 열어 데이터 처리용 인프라를 제공했고, 재작년 건국대병원이 구축하는 클라우드의 공급사로 선정됐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201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밀의료병원정보시스템(P-HIS) 주관사업자로 선정된 고대의료원이 구축할 병원 운영시스템의 클라우드도 공급한다. NHN도 올해 공공기관 전용 클라우드 '토스트G'로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지원시스템을 제공하고 과기정통부 '클라우드플래그십프로젝트' 의료헬스케어부문 업체로 선정됐다.

알리바바클라우드는 지난 2017년 3월 'ET 메디컬 브레인(ET Medical Brain)'이라는 클라우드기반 의료산업용 AI 솔루션을 출시했다. 이걸 사용하면 신약개발, 병원관리가 가능하고 가상비서를 만들거나 의료영상으로 병과 종양을 진단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의료기관 클라우드 수요를 정조준했다.

텐센트는 지난 20일 제83회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국제의료기기전시회(CMEF)에서 의료산업용 클라우드 솔루션 2종을 선보였다. 하나는 환자의 엑스레이, CT, MRI 등 의료영상 데이터를 관리하는 '텐센트 AIMIS 메디컬 이미지 클라우드'였다. 또 하나는 텐센트의 의료AI 기능을 외부 연구자들이 쓸 수 있게 제공하는 '텐센트 AIMIS 오픈랩'이었다.

여러 나라 업체간의 '의료클라우드' 경쟁이 즉각 벌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산업같은 규제업종의 특수한 실정에 현지업체만큼 잘 대응할 수 있는 국외 사업자는 없기 때문이다. IBM은 지난 2015년 신설한 의료AI 전담사업조직을 신설해 이후 2년간 '왓슨 포 온콜로지' 솔루션의 글로벌 사업을 활발히 전개했지만 그 결과는 성공적이지 않았다고 평가된다.

29일 국내 클라우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산시스템에 의료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데 많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지만 규제성격이 강한 의료업종에서 국외 사업자의 진입이 쉽지 않고, 산업계에서 쓰이는 의료 데이터 자체의 표준화도 이제 논의되는 단계"라면서 "국경을 넘나드는 사업자간의 의료클라우드 시장 경쟁은 아직 먼 얘기"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 조사에 따르면 의료·건강관리 분야 소프트웨어 제품 및 클라우드서비스를 아우르는 세계 헬스케어 클라우드컴퓨팅 시장은 올해 281억달러(약 33조원) 규모를 형성하고 향후 5년간 연평균 18.1%씩 성장해 오는 2025년 647억달러(약 7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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