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 그림 속 사람들이 행복해보인다면 그건 감상자가 행복하기 때문 아닐까? 고독하거나 허무하게 보이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 중 어느 것도 오독이라고 규정짓고 싶지 않다.”
중국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유에민쥔(岳敏君) 작품에는 한결같이 웃는 얼굴이 등장한다. 모든 사람의 얼굴이 다르듯 작품 속 웃음도 다 다르다. 작가의 말처럼 관람객들은 '열린 상상'을 하게 된다.
작가는 베니스 비엔날레와 광주 비엔날레 등 세계적인 행사에서 자신의 작품을 알리고 있다. 1993년작 ‘궝궝’은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5408만 홍콩달러(약 75억원)에 낙찰돼 당시 중국 현대미술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번 전시에선 대표작부터 최신작까지 유에민쥔의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전시 기획은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과 부산 비엔날레 총감독을 지낸 윤재갑 상하이 하우 아트 뮤지엄 관장이 맡았다.
유에민쥔 작품은 33점이 전시될 예정이며, 청동작품의 경우 크기가 커 미술관과 전시를 협의 중이다. 당초 유에민쥔은 10월경에 한국에 와 강연 및 여러 행사를 통해 관람객들과 소통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방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1962년 헤이룽장 성 다칭시에서 태어난 유에민준은 교사로 일하던 중 일어난 천안문 사태에 큰 충격을 받는다. 이후 1990년부터 화가의 길을 걸으며 사회적인 문제 등에 대한 다양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내 작품 속 인물은 모두 바보 같다. 그들은 웃고 있지만 그 웃음 속에는 강요된 부자유와 허무가 숨어 있다. 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면서도 아무 생각 없이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표현한다. 이들은 내 자신의 초상이자 친구의 모습이며 동시에 이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