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자산운용 펀드에 수백억원을 투자해 징계를 받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전파진흥원) 간부들이 사실상 퇴직자들을 위해 마련된 ‘꿀보직’을 받은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과방위 소속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전파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전파진흥원 내 전문위원 직책 To(정원) 일체’에 따르면, 전파진흥원은 △빛마루방송지원단(1급 1명) △서울본부(1급 1명) △경인본부(2급 1명) △충청본부(2급 1명) △전북본부(2급 1명)의 전문위원을 두고 있다.
허 의원이 함께 제출받은 전파진흥원의 최근 5년간 전문위원 리스트에 따르면, 전문위원은 사실상 퇴직을 앞둔 직원들이 가는 이른바 ‘꿀보직’임이 확인됐다. 최근 5년간 모두 22명의 직원이 전문위원이 됐는데, 이중 15명이 1년여간의 전문위원직을 끝으로 퇴직했다. 퇴직을 하지 않은 7명 가운데 5명은 현재 전문위원으로 재직 중이고, 남은 2명이 최씨와 이씨다. 최씨는 현재 전파진흥원 경인본부장으로 재직 중이고, 이씨는 다시 기금운용팀장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위원직을 마친 뒤 되레 영전한 셈이다.
허 의원은 최씨가 전문위원으로 재직하던 당시의 직무기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전파진흥원은 “징계성 보직해임에 따라 업무에서 배제해 별도의 직무기술서는 없으며, 북서울본부 내 무선국검사 및 전자파강도 측정 지원과 민원응대 등 업무보조 역할을 했고, 기술‧정책 동향 파악 활동을 수행했다”는 답변을 내놨다. 사실상 특별한 업무 수행을 하지 않았음이 드러난다.
이들은 현재 억대 연봉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2018년 당시 1억 1400만원대였던 최씨의 연봉은 임금피크제 대상으로 2019년 1억원, 2020년 9200만원을 받았다.
최씨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채택됐지만 수사대상자라는 이유로 국감에 불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 의원은 “징계를 받은 사람을 퇴직자용 ‘꿀보직’에 배치한 것이다. 이런 인사를 ‘징계’라고 할 수 있느냐”며 “혈세를 남용한 이들에게 과도한 특혜를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