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서 펀드가 보유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15년래 최저치를 또 경신했다. 국내 증시가 활황을 이어가면서 고수익을 노린 개인 투자자들이 펀드투자 대신 직접투자에 나선 영향이 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시가총액대비 펀드 비중은 3.49%로 집계됐다. 이는 1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8월말 3.6% 대비 더 줄어든 수치다.
펀드 보유 주식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10월말 3%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 뒤 펀드 붐이 일었던 2009년 3월 말에는 9.67%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기를 겪은 뒤 4~5%대를 이어오던 비중은 2017년 미중 무역분쟁을 겪으면서 7월 말 3%대로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12월 말에는 4.8%를 기록하는 등 다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지난 6월 말 3.94%로 4%가 깨진데 이어 7월 말과 8월 말 각각 3.8%, 3.6%로 하락세를 이어가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시가총액대비 펀드 비중은 펀드에 편입된 주식 평가액이 주식시장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하는 것으로 비중이 감소했다는 것으로 펀드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뜻한다.
이처럼 펀드의 시장 영향력이 줄어든 이유는 수익률 부진 때문이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일반공모펀드 시장 침체의 원인으로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저조한 수익률”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국내 주식시장은 정체돼 있었던 만큼 수익률이 좋지 않은 것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펀드매니저의 종목선택 및 타이밍 등 운용역량 문제도 원인”이라며 “일반공모펀드는 펀드매니저의 판단이 투자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며, 운용 성과가 벤치마크 지수에 미치지 못하자 저조한 성과에 실망해 시장에서 이탈했을 가능성이 있다”하고 덧붙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식형 펀드에 대한 실망감이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투자에 나서는 동학개미운동으로 이어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면서 “수익률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형 공모펀드 시장으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