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따상 실패…공모주 학습효과·고평가 논란

2020-10-1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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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초가 대비 4.44% 하락 마감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오른쪽)이 15일 서울 여의도 소재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기념식에서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에게 상장기념패를 전달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한국거래소 제공]


글로벌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이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大魚) 중 하나로 꼽혀온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15일 유가증권시장에 데뷔했으나 '소문난 잔치'에 그쳤다. 앞서 상장한 IPO 대어급 종목인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첫날 '따상'에 성공한 데 이어 2~3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지속했으나, 빅히트는 첫날부터 상한가를 유지하지 못하고 시초가보다 떨어진 가격으로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학습효과와 공모가 고평가 논란 등을 빅히트의 따상 실패 배경으로 보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빅히트는 시초가 대비 1만2000원(4.44%) 하락한 25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빅히트의 시초가는 공모가 13만5000원의 2배인 27만원으로 형성됐다. 시초가는 오전 8시 30분부터 9시까지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해 매수·매도호가가 합치되는 가격에서 결정되는데, 형성 가능한 최대치에서 시초가가 형성된 셈이다.

개장 후에는 상한가인 35만1000원까지 치솟았다. 빅히트도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와 같이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한가로 치솟는 '따상'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상한가가 곧바로 풀린 뒤 상승폭을 줄이더니 오후 1시께 들어서는 주가가 시초가 밑으로 떨어졌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후 각각 3거래일,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쳤던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결국 빅히트 종가는 상한가 35만1000원 대비 26.50% 하락했다.

상장 직후인 따상 당시 시가총액은 11조8800억원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27위를 기록했으나 마감 후 종가 기준 시총은 8조7323억원으로 아모레퍼시픽에 이은 31위를 차지했다.

빅히트가 상장 첫날 따상에 실패한 배경으로는 개인과 기관의 차익 실현 때문으로 보인다. 빅히트 상장 첫날 유통 가능 주식 수는 기관이 배정받은 물량 중 의무보유 미확약 물량 92만6151주에 개인 청약 물량 570만4000주 등을 더한 약 670만주로, 이날 거래량은 650만주에 달했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거래량이 각각 약 69만8000주, 56만1000주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공모주 투자자들이 상장 첫날부터 대거 매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상장 초기 급등한 후 급락한 만큼 이에 대한 학습효과로 투자자들이 첫날부터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빅히트는 공모가 산출 시 EV/EBITDA(시장가치/세전영업이익)를 기준으로 활용했다. 빅히트의 EV/EBITDA는 40배 이상으로 기존 엔터주(22배)보다 지나치게 높아 고평가 논란이 제기돼 왔다.

한편 이날 빅히트에 대한 분석을 개시한 증권사들은 적정 주가 수준을 20만원대로 제시했다. 한화증권은 빅히트 목표주가로 26만원, 현대차증권은 26만4000원을 제시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1만2000원을 목표주가로 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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