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아동권리보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초 디딤씨앗통장 운영기관이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서 아동권리보장원으로 이관된 가운데 '후원자 출금기관 변경 동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취약 계층 아동들이 2억8300만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받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 이는 5660명(1인당 5만원)에 달하는 아동이 후원받을 수 있는 금액에 해당한다.
디딤씨앗통장은 취약계층 아동이 사회에 진출할 때 필요한 초기비용 마련을 지원하고자 정부에서 운영하는 사업이다. 후원자가 매월 일정 금액을 후원하면 국가나 지자체가 월 5만원 내에서 후원 아동이 만 18세가 될 때까지 금액을 적립해준다.
디딤씨앗통장 후원 대상 아동은 △만 18세 미만의 아동복지시설 보호아동 △가정위탁 보호아동 △장애인시설 아동 △일시보호시설 아동 △기초생활수급가구 아동 등이다.
지난해 7월 아동에 대한 통합적·체계적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아동권리보장원이 공식 출범했고 올 1월부터 디딤씨앗통장 운영을 맡게 됐다.
후원자가 자동이체한 후원금이 실제 아동에게 전달되기 위해선 기존 운영기관에서 현 운영기관으로 출금기관을 변경한다는 내용의 동의를 후원자에게 받아야 한다.
그러나 아동권리보장원은 올 8월 말 기준으로 전체 1만3966명의 60%에 달하는 8647명의 후원자에게 동의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올 연말까지 후원자로부터 동의를 받지 못하면 디딤씨앗통장 후원은 중단된다. 이에 아동권리보장원은 "후원자에게 전화를 3번 이상 했지만, 받지 않고 있다"며 "문자에도 회신이 없다"며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전체 후원자 1만3966명 중 11%인 1596명은 후원을 해지했다. 후원 해지 주요 원인으로는 △후원 아동의 만기해지시기 도래 △후원자의 퇴직 △후원자 경제사정 변화 등이 꼽힌다.
이 밖에 후원자가 속한 회사나 기관 등에서 일괄 후원을 하던 중 후원자가 '출금기관 변경 동의' 연락을 받고 뒤늦게 후원 사실을 인지해 해지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연말까지 두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라 조속한 업무 협의와 대대적 홍보 등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디딤씨앗통장이 아이들에게 실망이 아니라, 희망을 줄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