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 칼럼] 비대면 시대, 공공기관 웹 '접속성'과 '개방성’ 준수하라

2020-10-1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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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사용 증가에 따른 홈페이지 다운 사전 예방해야

 

[문형남 교수]


기존에 역사를 BC(기원전)와 AD(기원후)로 나누었는데,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BC(Before Corona: 코로나 이전)와 AC(After Corona: 코로나 이후)로 나눈다는 얘기가 많이 회자됐다. 최근에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와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라는 표현을 많이 쓰고 있다. 코로나 이후를 어떻게 대비할 지에 대해서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코로나가 언제 종식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코로나와 함께 잘 지낼 것인가 하는 의미로 위드 코로나라는 말까지 점차 널리 쓰이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와 함께 지속가능한 일상생활 환경을 만드는 '위드 코로나 생활기술' 개발도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공저로 포스트 코로나에 관한 책을 저술하면서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국내외 많은 자료들을 보면서 대다수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비대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비대면을 언택트(untact)라고 하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한국식 영어 표현이다. 영어권에서 비대면을 언택트라고 하지 않고, 콘택트리스(contactless)라고 한다. 비대면이 증가하면 온라인 사용이 증가하면서 행정기관과 공공기관 및 기업들은 웹사이트를 통해서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정부는 지난 7월 30일에 행정기관과 공공기관 웹사이트 운영자들을 위한 '전자정부 웹사이트 품질관리 지침'을 개정해서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새롭게 추가된 두 가지 용어가 있으며, 이는 행정기관과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의 웹사이트 운영자들도 꼭 알아야 할 내용인데, 아직 대부분이 잘 모르고 있어서 내용을 소개하고 중요성을 강조하려고 한다. 그것은 웹사이트(웹) 접속성과 웹사이트(웹) 개방성이다. 특히 웹 접속성은 그동안 없던 이름인데, 이번에 처음 명명되어 지침에 들어 간 것이다.

이 지침에 의하면, “웹사이트가 웹브라우저에 표시되기까지의 응답시간, 속도, 용량, 링크 연결 등을 최적의 상태로 제공하여 접속성을 확보”하는 것을 웹 접속성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지침에 웹 접속성이 들어가게 된 이유는 2016년 9월 경주에 지진이 일어났을 때 국민안전처 웹사이트(홈페이지)가 두 차례 다운됐고, 2016년 10월 5일 태풍 차바로 경남과 제주 지역의 피해가 클 때 기상청과 제주도재난안전대책본부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일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홈페이지 첫 화면의 용량이 큰 것이 홈페이지 다운 요인 중 하나라고 판단하고 홈페이지 전면개편 작업을 벌여 첫 화면의 용량을 3분의1로 줄였다. 당시 우리나라 기상청 첫 화면의 용량이 일본 기상청의 6배 가까이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주요 부처의 홈페이지 다운 사건 이후 필자는 10여 차례 중앙부처 홈페이지 첫 화면의 용량과 응답속도 등을 평가해서 발표하고,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고 행정기관과 공공기관 평가 및 홈페이지 관리 지침에 관련 내용이 포함돼야 함을 여러 번 강조를 했다. 그런데 4년이 걸려서 필자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전자정부 웹사이트 품질관리 지침에 포함된 것이 만시지탄이지만 기쁘게 생각한다. 이 지침은 ‘웹페이지 응답속도'와 ‘웹페이지 용량’에 대해웹사이트 메인 페이지는 적절한 속도(3초 이내)로 로딩되어야 하고, 웹사이트 메인 페이지의 용량은 적절한 크기(3MB)로 제공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적극적인 홍보와 계도가 필요하다.

이번 지침 개정에는 웹 개방성도 새롭게 추가되었다. 웹 개방성은 이용자가 특정 검색엔진 등을 통해 웹사이트에 공개된 정보를 아무런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여 개방성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웹 개방성에 대한 정의와 평가 방법은 필자가 다년간 연구 끝에 개발하여 2012년부터 적용해서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서는 몇 차례 장관 명의로 각 행정기관과 지자체에 공문을 발송해서 모든 대국민 서비스 웹사이트는 웹 개방성을 준수하라고 하였는데, 아직까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웹 개방성을 준수하지 않는 것은 국민들의 정보 접근을 어렵게 해서 국민들이 원하는 정보를 얻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몇 번 시도하다가 못얻을 수도 있다.

이번 지침의 웹 개방성 진단 지표에는 ‘특정 검색엔진 접근’, ‘검색 로봇 접근’, ‘페이지 정보 수집’, ‘페이지 URL 검색’ 등 네 가지가 포함됐다. 웹 개방성은 올해부터 행정기관과 공공기관 기관 평가에도 포함됐다. 웹 개방성을 준수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다. 간단한 몇 가지 작업을 통해 웹 개방성을 개선할 수 있다. 한편 웹 개방성은 완전 개방이 바람직한데, 일부 기관에서는 웹 개방성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부분 차단하는 경우가 있다. 부분 차단은 보안에 취약하게 하는 것이므로 완전 개방해야 한다. 웹 개방성이 이번 지침에 포함된 것을 계기로 행정기관과 공공기관들이 웹 개방성도 잘 지켜져서 국민들의 공공정보 접근이 편리해지기 바란다.

웹 접속성과 웹 개방성은 행정기관과 공공기관만이 준수할 것이 아니라 민간 기업들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접속자가 갑자기 늘어나서 홈페이지가 다운되게 하거나 홈페이지의 내용 검색을 차단하는 것은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든 홈페이지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일이므로 해서는 안된다. 웹 접속성과 웹 개방성이 전자정부 웹사이트 품질관리 지침에 포함된 것을 계기로 모든 행정기관과 공공기관 및 행정기관 소속기관과 산하기관 등 모든 대국민 서비스 홈페이지의 이용이 더욱 편리해지기를 바란다. 또한 민간기업들도 이 지침을 준용해서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 인공지능국민운동본부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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