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심원을 구성해 정부 지원 사업 선정기업을 평가하는 국민평가단 제도가 국내 소‧부‧장 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전문가 의견을 중점적으로 반영했던 기존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국민들이 직접 연구개발 사업을 평가하고, 업체들은 제품 개발 전 일반인의 시각에서 사업화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제도는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을 선정하는 과정에 최초로 도입했다. 대국민 공모를 통해 100명의 배심원 평가단을 구성하고, 선정평가에 참여시켜 국민적 관심을 높이면서 공정성을 강화했다. 최근에는 중기부 R&D 선정평가에도 확대 적용해 국민 눈높이를 반영한 과제 선정에 활용되고 있다. 중기부는 내년 2월까지 국민 생활에 밀접한 R&D 사업에 국민평가단을 시범 도입하고, 향후 적용 사업을 확대해 평가 과정 전반에 참여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선우 그린테크 대표는 "기술에 대한 검증이 굉장히 디테일하게 진행돼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전문가들의 질문 이외에 일반인 눈으로 평가를 받는 기회였다"며 "자체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국민평가단 검증을 받으면서 앞으로 우리 제품이 시장에 나갈 때 소비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 예측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일반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질문을 많이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평가단에 선정되면 전문평가위원과 함께 과제발표 청취 및 질의응답에 참여하고, 평가위원은 평점 부여 시 국민평가단 의견을 참고해야 한다. 국민평가단 전원이 반대하는 과제는 재심의를 거쳐 최종 선정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평가단으로 활동했던 정순원 테크플러스 대표는 “지금까지 R&D 과제 선정은 전문 평가위원을 중심으로 폐쇄된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이제는 관심만 있으면 누구라도 참여해 의견을 피력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며 “(R&D 과제 평가에 관심 있는 사람들 중에는)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도 있는데, 국민평가단으로 활동하면서 검증 과정에서 나오는 질의응답을 보고, 자신이 창업해서 과제 지원에 도전했을 때 상황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