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LG화학 vs SK이노, 美 ICT 조사국 의견서 놓고 또 '장외공방'

2020-09-28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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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II “SK이노 제재에 찬성”...LG화학 “환영”

SK 측 “입장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반박...최종판결 26일로 연기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격돌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특허 소송에서 최종판결을 앞두고 LG화학이 웃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이노를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하면서 LG화학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최종판결 및 막판 양측의 협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SK이노가 제재 의견에 반박하고 나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SK이노는 'LG화학의 SK이노베이션 문서 무단반출 의혹에 대한 조사요청 및 LG화학 요청에 대한 ITC 불공정수입조사국(OUII·Office of Unfair Import Investigations) 의견서에 대한 설명'이란 입장문을 통해 "ICT가 SK이노의 반박 의견서를 제대로 살펴보지 못하고 본인들의 의견서를 제출했다"며 "SK이노가 LG화학의 억지주장을 반박한 것을 제대로 살펴봤다면 의견서 방향이 상당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이는 이날 LG화학이 공개한 소송 진행과정에 대한 반박문의 성격을 띠고 있다. LG화학은 ITC의 OUII가 SK이노의 증거인멸 행위를 제재해 달라는 LG화학의 요청을 지지하는 의견서를 최근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OUII는 ITC 산하 조직이자 공공 이익을 대변하는 독립기관으로 소송 안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이 의견을 ITC 재판부는 최종 판결을 내릴 때 종합적으로 참고한다.

LG화학은 OUII의 의견서를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SK이노가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취득했다는 소송 전략에 힘을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SK이노는 해당 의견서가 자신들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1일 SK이노가 LG화학의 주장을 반박하는 공문을 OUII에 전달했으나, 해당 일에 OUII가 마감에 쫓겨 LG화학의 주장만 인정한 의견서를 전달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본 소송에서 해당 내용을 뒤집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두 회사는 현재 '994 특허'를 놓고 ITC에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문제의 994 특허는 2015년 6월 SK이노가 등록한 특허다. SK이노는 지난해 9월 ITC에 LG화학이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LG화학은 SK이노가 994 특허를 출원한 2015년 6월보다 훨씬 이전부터 선행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2013년부터 크라이슬러 퍼시피카에 판매된 LG화학 A7 배터리가 해당 기술을 탑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양사는 특허 기술뿐 아니라 일련의 소송과 재판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는지를 놓고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은 994 특허 발명자가 자사에서 SK이노로 전직한 연구원이라면서 "모방 기술로 특허를 출원하고 소송까지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SK이노는 특허침해 소송 중 해당 연구원이 A7을 미리 인지해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OUII에 제재를 요청한 것도 이 같은 정황 때문이다.

반면 SK이노는 LG화학이 단편적인 사실을 부풀려 고의로 사건을 오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우선 SK이노는 해당 연구원이 A7 제품이 만들어지던 시기(2013년)보다 훨씬 전인 2008년 SK이노로 이직했기에 기술을 훔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LG화학이 주장하는 증거인멸 여부에 대해서도 "시스템상 임시 파일이 자동 삭제됐을 뿐 원본 문서들은 법원 명령에 따라 보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최종판결 직전 상황이 LG화학에 다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이번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은 당초 다음달 5일 결정될 예정이었으나 ITC는 같은 달 26일로 3주 연기한다고 지난 26일 발표했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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