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먹구름' 드리운 국제 유가...또 바닥 칠까

2020-09-2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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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등에서 코로나 재확산 조짐...2차 봉쇄 우려 커져

코로나19 현 상태 유지해도 단기간 내 회복 쉽지 않을 듯

국제 유가가 또다시 코로나19 리스크와 맞닥뜨렸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감염 사례가 다시 늘면서 2차 봉쇄조치가 잇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 세계 각국이 다시 봉쇄령을 내릴지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봉쇄 조치가 내려질 경우 항공이나 배, 자동차 등 석유의 가장 큰 수요처가 막혀 국제 유가가 다시 한번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8월 배럴당 43.39달러까지 상승했지만, 9월 들어 30달러 후반대로 떨어지면서 좀처럼 회복하지 못 하고 있다.
 

WTI 추이[그래프=블룸버그 캡처]

최근 유럽에서는 코로나19가 다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특히 영국은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전국 단위 봉쇄 조치를 발표했다.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봉쇄령에도 코로나19 상황에 진전이 없다면 이런 조치가 6개월 동안 유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외에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폴란드 등의 상황 역시 지난 3월 정점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신규 확진 사례가 쏟아지고 있어 본격적인 '2차 확산' 시기를 맞고 있다.

미국도 만만치 않다.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전날 하루 동안 5만2000여명이 새롭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8월 중순 이후 최대치다. 또 이날까지 미국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돼 목숨을 잃은 사람이 20만명에 이른다.

봉쇄가 진행된다면 원유 수요는 직격탄을 맞는다. 코로나19발 유가 급락은 이미 한 차례 시장을 휩쓴 바 있다. 수요가 줄면서 넘쳐나는 원유를 저장할 공간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 탓에 원유 선물 가격은 지난 4월 한때 마이너스로 추락하기까지 했다. 이후 반등에 성공한 유가는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지난해 국제 유가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다.
 

IEA가 내놓은 국제 유가 수요 전망치[그래프=WSJ 캡처]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선명해지면서 비관적 수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를 하루 평균 9160만 배럴로 잡았다. 이는 전월 예상치보다 30만 배럴 더 낮춘 것이다. 지난 4월 IEA는 3개월 연속 원유 수요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자 지난달부터는 전망치를 계속 낮추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전월보다 40만 배럴 하향 조정해 하루 평균 9023만 배럴로 예상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OPEC은 "내년에 코로나19가 대부분 억제돼 세계 경제에 큰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낙관론을 펼쳤다. 그러나 이달에는 방향을 틀어 "내년 말까지도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며 다소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또한 IEA와 OPEC의 전망치가 130만 배럴가량 차이 나는 점도 석유 수요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사진=AP·연합뉴스]


아울러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재확산하지 않고 현 상태를 유지하더라도 시장 회복이 단기간에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감염 공포에 짓눌린 사람들이 이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KPMG에서 글로벌 에너지 부문을 담당하는 레지나 메이어는 "코로나19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며 "추가 봉쇄가 없더라도 감염 사례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고, 감염 공포에 휩싸인 사람들이 스스로 이동을 제한해 수요가 쪼그라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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