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5일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 전용면적 59㎡(13층)가 14억6000만원에 매매거래되며 신고가를 찍었다. 이는 지난달 거래된 14억원(19층)보다 6000만원이 오른 값이다.
앞서 지난 8일 홍 경제부총리는 "8·4 공급대책 이후 1개월이 지난 현재, 나름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반포자이, 송파구 리센츠,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노원구 불암현대 아파트 등을 실거래가 하락 단지로 꼽았다.
또 다른 하락 단지로 꼽힌 노원구 상계동 '불암현대' 전용 59㎡도 지난달 말 4억8700만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7월 초와 8월 초 4억원 중반대에 머무른 데에서 3000만~4000만원이 뛴 금액이다. 현재 이 평형의 호가는 5억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59㎡(6층)는 지난달 말 19억3000만원으로 최고가에 거래됐다. 6월 거래가가 17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1억8000만원가량이 뛴 셈이다.
서울 부동산 시장은 매물절벽 속에서 소형 평수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전용 59㎡(15층)가 지난달 15억원에, 성동구 행당동 '두산위브' 59㎡는 지난 1일 11억8000만원으로 최고가에 거래됐다.
소형평수가 유독 상승장을 타는 이유는 30·40대 젊은 층 수요자들의 패닉바잉 현상과 맞닿아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주택시장에서 에코베이비부머·82년생 김지영 세대·밀레니얼 세대들이 핵심 수요층으로 급부상한 것과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청약 기회가 없다고 판단한 고소득 30·40대들이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대출을 끌어모아 집을 산다는 뜻의 신조어)'을 해서 사는 데다가 큰 평수가 크게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소형 평수로 몰린다는 설명이다.
젊은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새 아파트 선호도가 크게 올라간 점도 한몫했다. 재건축 단지를 사서 기다린다는 개념보다는 애초에 새 아파트로 들어가는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매물절벽 상태가 이어지지만,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현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거래량은 미래 부동산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정확한 풍향계"라면서 "8월은 6, 7월에 비해서 거래량이 많이 줄었다. 일종의 고온현상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신고가에만 혹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전망과 관련, 그는 "매수세가 둔화하면 서울 고가주택은 숨 고르기 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저가 단지는 그나마 거래가 어느 정도 이뤄지는 강보합 상태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