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외교시계] ①한·일 갈등 해소될까…경제 교류 기대 속 아베의 야스쿠니 참배

2020-09-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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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日 총리 취임 후 한·일 관계 변화 주목

한·일 외교당국, 기업인 입국제한 완화 협의

경제인 교류 재개 기대, 관계 개선 희망으로

아베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정부 유감 표명

양국 관계 '정상회담'으로 신뢰부터 확인 必

일본과 중국, 동아시아 주요국을 둘러싼 한국의 외교 시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도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일본과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신임 총리 취임을 계기로 한·일 관계 전환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20일 외교가에 따르면 스가 총리 취임 이후 한·일 관계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스가 총리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계승 의지를 드러낸 만큼, 한·일 관계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긴 힘들다. 하지만 일본이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무너진 경제를 되살리고자 한국과 경제협력에 긍정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 18일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 외교당국이 기업인 입국 제한 조치를 완화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면서 “관련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일본 측과 (코로나19) 방역 역량을 유지해온 가운데 양국 기업인의 필수적 경제 활동을 위한 원활한 입국 절차 필요에 공감해 왔다”면서 일본 당국과 조속한 시일 내 기업인의 예외 입국 지원 협의를 마무리 짓겠다고 했다.

만약 이달 말부터 한·일 기업인 입국 제한 조치가 완화된다면, 이는 지난 4월부터 중단됐던 양국 경제인 간 교류가 다시 이뤄지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정치권 내에서 코로나19로 입은 경제 피해 복구를 위해 한일 간 경제인 교류 재개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징용 등 양국의 과거사 갈등이 여전하지만, 코로나19발(發) 경제난 극복을 위해선 경제 문제는 역사적 갈등과 별개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전문가들은 과거사 문제에만 국한됐던 한·일 갈등이 경제 문제와 역이면서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경제와 역사 갈등을 분리해서 대응하겠다는 일본 정치권의 이런 움직임이 양국 관계를 풀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19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오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이달 16일에 총리를 퇴임했다는 것을 영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사진=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트위터 캡처]


하지만 아베 전 총리가 19일 퇴임 후 사흘 만에 태평양 전쟁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하면서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는 다시 사라지고 있다.

아베 전 총리가 퇴임 후에도 외교 분야에서 특사 형태로 스가 내각에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스가 총리도 아베 내각을 계승하겠다고 한 만큼 일본의 대한(對韓) 외교 기조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아베 전 총리는 전날 오전 트위터에 “오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이달 16일에 총리를 퇴임했다는 것을 영령에게 보도했다”면서 야스쿠니 신사를 찾은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6년 8개월여 만에 이뤄진 아베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외교부는 즉각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발표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외교부는 전날 “아베 전 총리가 일본의 식민침탈과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상징적 시설물인 야스쿠니 신사를 퇴임 직후 참배한 데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의 지도급 인사들이 역사를 올바르게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때 주변국과 국제사회가 일본을 신뢰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엄중히 지적한다”고 덧붙였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신임 총리가 지난 16일 관저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교도·연합뉴스]


한편 올해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가 한·일 관계의 미래를 결정한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중·일 정상회의가 대면 회의로 진행되면 스가 총리는 한국을 방문할 수밖에 없고, 이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간 이어진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선 양국 정상이 만나 서로에 대한 신뢰를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한·일 정상회담’을 양국 갈등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연내 대면 회의 개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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