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두산건설 M&A 작업 가시밭길 예고

2020-09-0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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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산업개발과 매매가 놓고 이견…재무구조도 악화

주택브랜드 '위브' 평판 하락·수주 경쟁력도 약화

그룹 지원 기대 어려워지며 신용등급 하락도 악재

두산건설이 최근 분양을 포기한 ‘성성 레이크시티 두산위브’ 투시도.[사진=두산건설 제공]

[데일리동방] 두산그룹의 두산건설 매각작업에 험난한 행보가 예상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대우산업개발을 선정하면서 급물살을 탈 듯 했지만 인수대금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태다. 두산건설 매각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두산그룹 회생을 위한 자구안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상반기 매출액 8727억원, 영업이익 85억원, 당기순손실 1685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액은 13.7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0.25% 줄어들었다. 당기순손실도 지난해 같은기간 115억원보다 1570억원이나 늘었다.

두산건설은 상반기 물적분할을 통한 부실자산 처분에도 당기순손실 증가와 현금흐름 악화기조를 막지 못한 것이다.

두산그룹은 그룹 회생을 위해 두산건설을 매물로 내놓고 지난 7월 대우산업개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걸림돌로 지적되던 두산건설 악성 미분양 단지를 포함한 부실자산을 신설법인 밸류그로스에 넘기는 물적 분할도 단행했다.

이후 양 사는 매각을 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나 두산그룹이 3000억원가량을 요구한 것에 비해 대우산업개발은 2000억원을 제시, 매매가 이견을 줄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두산그룹은 오는 2023년 5월까지 자산 매각 등을 통해 3조원 규모 자구안을 이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 3조원 마련을 위해 갈 길이 먼 두산그룹의 입장에서는 두산건설 몸값을 한 푼이라도 더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내외 환경이 두산그룹에 불리하게 작용하며 이 마저도 여의치 않다. '부정적' 평가를 받는 두산건설 신용등급 전망으로 인해 추가 하락 가능성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두산건설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B-로, 한국신용평가 역시 단기신용등급을 BB-/부정적으로 한 노치 낮췄다.

홍세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꾸준히 그룹 차원의 재무적인 수혜를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부실사업장 손실이 이어지며 PF 우발채무 상환부담이 낮아지지 않고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 재무구조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향후 지원 가능성도 없는 데다 단기성 차입금부담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등급 하락 배경을 설명했다.

인수메리트로 꼽히던 주택브랜드 ‘위브’의 브랜드 밸류 역시 낮아지며 향후 인수협상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이다.

대우산업개발은 두산건설 인수전 참여 당시 “서울 등 수도권에서의 다수 시공실적을 보유한 위브와 주택브랜드 이안의 시너지를 통해 주택사업 확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산건설의 주택브랜드 위브는 매년 아파트 평판 조사에서 10위권에 이름을 올려 왔으나 지난달 발표된 순위에서는 24위까지 하락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여파로 제대로 된 분양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수주경쟁력 역시 약화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제 두산건설은 올해 아파트 신축 공사 수주가 전무한 상황이며, 시공능력평가 순위 역시 지난해 23위에서 올해 25위로 떨어졌다. 지난 5월에는 유동성 악화로 인해 분양을 앞둔 천안 성성 레이크시티 두산위브의 시공권을 판매하고 사업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건설경기 침체도 겹치면서 두산건설이 몸값을 올리기 어렵고, 새로운 인수협상자 역시 찾기 어려워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라며 “대우산업개발 입장에서는 무리해서 인수전에 나설 필요가 없어 두산건설이 원하는 금액을 받을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어 M&A 작업이 해를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두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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