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디지털 뉴딜' 전초기지 구축…진옥동 행장, 文정부 보폭 ‘착착’

2020-09-0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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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역지점 탈바꿈 '익스페이스'…MS 등 R&D 협업

3일 대통령 주재 뉴딜전략회의 앞두고 관심 집중

"연임 대항마 無…빅테크와 본격경쟁 대비 밑그림"

서울 중구 소재 신한은행 본점 전경. [사진=신한은행 제공]

[데일리동방] 신한은행이 정부 주도의 '한국판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디지털 뉴딜'의 전초기지를 서울 명동에 구축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3일 주요 금융그룹 회장들을 초청해 청와대에서 주재하는 뉴딜 전략회의를 앞둔 시점인지라 신한은행이 선보일 '디지털 연구개발(R&D) 사업'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임기를 90일 남겨 놓은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박차를 가하는 디지털 혁신 전략이 그의 연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결정적 요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신한은행은 1일 현재 명동역 지점을 리모델링한 '신한 익스페이스(Expace·가칭)'를 만들고 있다.

익스페이스는 신한은행이 정보통신기술(ICT)·핀테크 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은행 밖의 공간에서 디지털 R&D 협업을 추진하는 목적으로 오는 11월 준공할 예정이다. 진 행장이 취임 직후 "글로벌 기업과 직접 협업해 디지털 인력을 외부 인력 출입이 어려운 은행 본점을 벗어나 현장에 전진 배치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실현하는 셈이다.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의 익스페이스는 3층까지는 명동역지점 사무실로 활용하고 △4층 은행 소속 디지털 인력 사무공간 △5층 외부 R&D 협업 프로젝트 △6층 민·관 핀테크 혁신 생태계 협력 공간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신한은행과 맞손을 잡을 기업 중 우선 SKT는 이날 5G 모바일에지컴퓨팅(MEC) 기술로 미래 금융서비스를 공동 발굴하기 위한 제휴를 체결했다. 이 기술은 기지국에 소규모 데이터 센터를 설치,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처리해 네트워크 지연 시간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익스페이스 5층에서 신한은행과 SKT 직원들은 '5G MEC 기반 테스트베드'를 구성, 5G와 인공지능(AI)에 기반한 다양한 금융서비스 검증에 나선다. 이들은 신한은행 모바일뱅킹 플랫폼 '쏠(SoL)'에 새로운 양자보안 서비스 도입도 검토한다.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와는 비대면 금융 서비스와 밀접한 여러 시도를 기획중으로, 신한은행은 '한국형 개라지(Garage·창고)' 프로그램을 도입할 방침이다.

말그대로 창고에서는 실패와 상관없이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창조의 공간인 점을 차용해 과감한 디지털 도전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MS는 현재 본사와 캐다다, 영국, 이스라엘 등 7개국 도시에서 게라지 프로를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기업들과 은행 밖 특정지역에서 실행하는 디지털 R&D은 금융권 사상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진 행장은 익스페이스에서 임기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신한은행이 주도할 디지털 혁신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3월 취임한 그의 직속상관격인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최근 은행장 임기를 내년 3월에서 올해 12월로 앞당긴 것을 미뤄볼 때, 디지털 관련 업무 성과의 속도를 높이라는 최고경영자의 주문이 반영된 것으로 보여진다.

통상 시중은행장의 임기가 첫 취임 2년에 추가 1년을 더하는 관례로 보면 진 행장의 연임이 유력할 거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취임 후 은행의 호실적을 견인한데다 마땅한 대항마가 물망에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디지털 혁신의 첨병으로 꼽힌 익스페이스를 기획한 진 행장의 공로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내부적으로도 팽배해 있어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업권 공통 화두인 '디지털' 경쟁 우위를 점하려는 진 행장의 의지가 익스페이스로 표출할 것 같다"며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와의 장기전에 대비한 싱크탱크 역할로서 밑그림을 그린 걸로 본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빅테크와 본격적인 경쟁을 앞둔 기존 금융사들은 디지털 전환기의 중심에 서 있다"며 "정부의 뉴딜 정책 기조에 맞춘 디지털 뉴딜을 적극 펼쳐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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