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사상 최대 '적자예산' 편성...국채 90조 찍어 메운다

2020-09-0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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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5조8000억원 '적자형 초슈퍼예산'

내년 세수 282.8조…올해보다 3.1조 증가 그쳐

내년 나라 살림이 555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된다. 대규모 재정을 투입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기를 맞은 경제를 빠르게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문제는 재정 건전성이다. 내년에만 나랏빚이 139조8000억원 늘면서 사상 처음으로 국가채무가 900조원을 넘게 된다.

정부는 1일 국무회의를 열고 2021년 정부 예산안을 555조8000억원으로 확정했다. 올해 본예산보다 8.5% 증가한 규모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 예산이다. 내년 총수입(483조원)보다 지출이 72조8000억원 더 많다. 내년 지출과 수입 증가율 격차는 -8.2% 포인트로 2019년(-3.0%p), 2020년(-7.9%p)보다 악화했다. 재정이 필요한 곳은 늘었는데 경기 악화로 거둬들이는 수입이 줄어든 탓이다.

특히 법인세 감소가 두드러진다. 내년 법인세수는 53조3000억원으로 올해보다 8.8% 줄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로 기업 실적이 급감한 것이 원인이다. 대신 종합부동산세수 전망치는 5조1000억원으로 54.0% 급증하며 법인세수 감소분을 상쇄할 전망이다.

부족한 돈을 메우기 위해 발행하는 적자국채 규모도 89조7000억원으로 불어난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같은 확장재정으로 내년 국가채무는 945조원으로 확대된다.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돌파하는 시기도 2022년(1070조3000억원)으로 정부 예상보다 1년 앞당겨졌다.

이로써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6.7%까지 오르고,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은 5.4% 수준이 된다.

정부가 그런데도 역대 최대 규모의 확장 재정을 선택한 것은 내년이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는 판단에서다. 당장 재정 건전성이 훼손되더라도 지금이 아니면 코로나 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없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국가 채무와 수지가 악화하더라도 재정이 역할을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채무가 빠르게 증가해 재정운용 여력이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중기적으로 재정 건전성 관리 노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 예산 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예산은 보건·복지·고용 부문이다. 올해보다 19조4000억원(10.7%) 늘린 199조9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예산 증가율이 가장 큰 분야는 국가발전전략인 디지털·그린뉴딜이 포함된 산업·중기·에너지(29조1000억원)로 올해보다 22.9% 증액됐다.

정부는 2021년도 예산안을 오는 3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1년도 예산안' 사전 상세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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