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항공에 이어 아메리칸항공과 델타항공도 31일(현지시간) 미국 국내선 일정 변경 수수료 폐지에 동참하고 나섰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승객 한 명 한 명이 아쉬운 항공사들이 수수료 철폐 경쟁에 나선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과 델타항공은 일제히 국내선 일정 변경 수수료를 아예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하루 전 유나이티드항공이 발표한 정책을 뒤따른 것이다.
이로써 미국 3대 항공사의 국내선 일정 변경 수수료는 사라지게 됐다. 승객들은 국내선 예약을 변경하기 위해 항공사에 약 200달러(약 23만7000원)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했다.
해외 항공사들과 제휴 운항이 많은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은 국제선 일정 변경 수수료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국제선 수요가 늘기 시작하면 이들 회사 역시 승객 유치를 위해 수수료를 폐지할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승객을 유인할 전략이 필요해지자 항공사들은 경쟁적으로 수수료 폐지 카드를 내미는 양상이다. AP에 따르면 평소 여름 휴가철 미국 공항 이용객은 하루 200만명 정도지만 올해에는 팬데믹 시작 후 90만명을 넘지 않았다.
현재 대부분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국내선과 국제선 항공편의 일정 변경 수수료를 임시 면제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승객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크지 않다. 다만 항공사들이 승객, 시민단체, 의회가 문제 삼던 수수료 정책을 포기하고 한층 승객 친화적으로 다가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항공사들의 수수료 수입은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증가했다. WSJ에 따르면 이들 3개 회사의 지난해 일정 변경 및 취소 수수료 수입은 28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미국 4대 항공사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원래부터 일정 변경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았었다.
증시에서는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주요 항공사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31일 델타와 유나이티드가 각각 3.6% 떨어졌고, 아메리칸이 4% 미끄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