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철강협회에 따르면 작년 기준 수입 철강재는 1600만톤(t)으로 국내 철강시장(5322만톤)의 31%에 육박한다.
국가별 철강 수입 비중은 중국이 50.6%(849만톤)로 1위다. 차례로 일본이 32.5%(546만톤), 아세안10이 5.5%(92만톤), 브라질 3.1%(51만톤) 순이다.
철강재 수입은 제조업의 성장으로 읽힐 수 있지만, 현실은 반대다. 국내 철강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자동차, 건설 등 주요 수요산업의 부진으로 전년 대비 0.9% 감소, 수출은 글로벌 교역 환경 악화로 0.2% 감소했다.
반덤핑(AD) 및 상계관세(CVD)와 같은 무역 규제 조치도 저조하다. 지난 2017년 중국산 H빔 반덤핑 관세부과가 유일하다.
특정 품목의 수입을 제한하거나 일정 가격 이하의 수입을 금지하는 세이프가드 및 최저수입가격(MIP)제도, 각국의 관급재 조달 시 국산재 사용을 장려하는 국산우선사용(Buy National)과 같은 제도도 적용되지 않는다.
문제는 다른 국가의 경우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이라는 명분으로 수입재에 대한 다양한 방식으로 무역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AD/CVD 규제 및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동했으며, EU는 미국의 232조 도입 이후 풍선효과로 인한 역내 수입재 급증을 우려해 세이프가드를 시행했다.
중국은 국내시장 보호를 위해 자국 철강사인 청산강철의 인니법인을 통해 생산·수출되는 STS 열연 소재에 대해 지난해 8월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중국발 마늘 파동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철강 시장 보호조치를 손 놓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마늘 파동이란 중국에서 불법으로 들어오는 마늘에 대한 수입 제한을 취했더니 한국에서 들어오는 전자제품 수입을 금지한 사건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강대국들은 자국 산업 보호 조치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수출 비중이 높은 경제 체질 때문에 자국 철강 시장 보호에 소극적인 모습이다”며 “과거와 같은 국가 대응을 우려하기보다 1대 1 시장 대응 규제를 통해 국내 시장 보호를 해야 할 때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