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오후 5시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달 앞서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재발이 확인돼 투약을 시작했고, "계속적인 처방이 필요해 (투약의 효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7년 반 넘게 연속 재임해 일본 역사상 최장 총리 기록을 썼지만, 궤양성 대장염에 다시 발목을 잡히게 됐다.
아베 총리는 "국민 여러분의 신탁에 자신감을 가지로 대응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총리 지위가 계속돼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사임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재난 상황에서 사임하게 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납치 문제 해결, 러시아와의 평화 조약, 개헌을 완수하지 못한 것에 대해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차기 총리가 임명될 때까지 최후까지 확실히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차기 총리가 누가 될지에 대해선 "내가 말할 바가 아니다"라며 입을 다물었다.
포스트 아베 후보군으로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고노 다로 방위상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등이 거론된다.
'친(親) 아베'의 선봉에 있는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은 곧바로 아베 총리의 후임을 뽑는 자민당 선거에 출마하려는 의욕을 드러냈다.
자민당은 선거를 통해 후임 총리를 뽑을 예정이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총재로 선출되면 일본 행정부를 이끄는 총리가 된다. 자민당의 주요 파벌은 이날 오후 긴급 회의를 열기로 했다.
일본 열도는 갑작스러운 총리 사임 소식에 충격에 빠졌다.
불과 며칠 전까지 아베 총리가 직무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고 측근들도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기 때문에 사의 표명이 더욱 갑작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일본 증시 닛케이지수는 아베 총리의 사임 소식에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1.41% 하락 마감했다.